[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농촌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농업기계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도로 안내표지판에 농업기계 종류와 접근 거리 등을 알려 주는 사업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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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사진=농촌진흥청 |
농촌진흥청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을 개발해 현장 실증을 마치고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6일 발표했다.
농업기계는 농림축산물이나 그 부산물의 생산과 생산 후 처리 작업, 생산시설 환경 제어와 자동화에 사용되는 기계나 설비, 부속 기자재 등을 의미한다. 농가 현장에서는 트랙터와 경운기 등 도로주행용 농업기계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농촌 지역은 곡선이나 언덕 구간, 도로 주변 나무 등으로 운전자 시야 확보에 어려운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동차 운전자가 주행 중인 농업기계를 보지 못해 추돌하거나 갑작스럽게 도로로 진입하는 농업기계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가 다수였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농업기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연평균 약 800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계 교통사고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에 비해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농진청은 2019년 정보통신기술(ICT)과 IoT를 접목해 농업기계 사고 예방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농업기계에 붙인 단말기와 도로에 설치한 LED 주행 안내표지판 간 근거리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주행 안내표지판 300m 근방에 농업기계가 접근하면 표지판이 이를 인지하고, 100m로 가까워지면 표지판에 농업기계 종류와 접근 거리, 속도 등 정보가 문자 및 이미지를 표시한다. 이를 본 일반차량 운전자는 감속하거나 주의해 운전할 수 있다.
앞서 농진청은 신기술보급사업 진행을 위해 2021~2023년 3년간 농업기계 운행이 빈번하고 사고 위험이 있는 전국 14개 지역에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 33개와 농업기계용 단말기 610대를 설치했다.
이 중 전남 장흥 3개 마을을 대상으로 설치 전후 일반차량 2454대 평균 속도를 스피드건으로 측정해 비교한 결과, 평균 속도가 최소 11% 줄었고 시속 60km 도로에서 과속하는 차량도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천 계양과 전남 장흥, 전북 남원 3개 지역에서 설치 전과 비교했을 때 농업인이 느끼는 교통안전 체감도는 42~150%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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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기계 전도‧전복 사고 감지 알람 시스템 구성도./사진=농진청 |
농진청은 이와 함께 '농업기계 전도·전복(넘어짐·뒤집힘) 사고 감지 알람 기술'도 개발해 농업기계용 단말기에 추가했다.
주행형 농업기계 전도·전복은 손상 중증도가 높고,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사고 발생 시 신속한 응급조치가 지연되면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 농업기계 전도·전복사고 발생 장소는 논밭·축사 43.5%, 도로·철로·교량 33.4%, 주거용 건물 8.7% 등 순으로 높았다.
해당 기술은 농업기계가 30°가량 기울어지면 단말기 내 감지기(센서)가 사고로 인지해 사고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사고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사고자가 20초간 응답하지 않으면 미리 등록된 제3자(보호자) 또는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으로 사고 정보를 발송해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농업기계 전도 위험 경사 감지 알림과 위험 상황 시 긴급 호출 기능 등을 함께 추가해 종합적으로 농업기계 사고를 감지하고 위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농진청은 현재 농촌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주행형 농업기계인 트랙터, 경운기 2종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적용 중이며, 다른 주행형 농업기계 기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선을 추진한다.
아울러 이 기술을 표준화해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을 교통안전시설 규격에 추가하거나 농업기계 사고 감지 정보를 119 응급출동과 연계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조용빈 농업공학부장은 "해당 알림을 내비게이션 안내와 연결하는 등 방안도 시범 사업 중이며, 향후 정책 사업에 반영해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AI, IoT 등 첨단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민 안전까지 챙길 수 있는 기술 확산과 보급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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