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최근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고 있지만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의무 운행 기간 적용 △보조금 축소 △전기차 선택지 다양화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중고차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중고 전기차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전기차 실거래량은 2만4659대로 전년(1만7117대) 대비 44.1%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전기차 신차 판매량은 11만5822대로 전년(12만3908대) 대비 6.5% 감소했다.
지난 1월 전기차 신차 판매량은 2531대로 전월(1만2654대) 대비 80% 급감했다. 중고차 실거래량은 2543대로 전월(2543대) 대비 5.1% 감소했지만 1월이 자동차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은 수준이다. 중고차 실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75% 급증했다.
중고차 실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8387대로 1만 대도 채 되지 않았던 판매량은 2021년 1만958대, 2022년 1만7117대, 지난해에는 2만4659대까지 늘었다. 3년 새 3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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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EV) 정비사가 배터리 등급 평가를 위해 중고 EV에 탑재돼 있는 고전압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
우선 중고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보조금 수령 후 의무 운행 기간이 지난 매물이 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에 힘쓰면서 전기차의 종류가 다양화된 것도 중고 전기차 매물이 늘어난 데 한몫을 했다.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2018~2020년까지 3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다 2021년 7만1505, 2022년 12만3908으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해는 11만5822대로 판매량이 소폭 줄었다.
2021~2022년 판매됐던 전기차의 의무운행 기간이 지나면서 매물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첫차'에서 거래된 전기차를 연식별로 보면 2022년식이 가장 많았고, 2021년식과 2020년식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는 2022년식이 1위, 2021년식이 2위를 차지했고, 2023년식이 3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아 차량을 구매하면 2년간 의무운행 기간을 지켜야 한다. 이 기간 내에 주소지를 옮기거나, 차량을 다른 지자체 거주자에게 명의 이전하는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일부 환수 조치된다.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면서 신차가 아닌 중고 전기차로 발걸음을 돌린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난 것도 중고차 수요가 늘어난 데 영향을 줬다.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대비 전기차는 출고 기간이 짧은 수준이지만, 중고차는 출고 대기 없이 매입 후 바로 운행이 가능하다.
현대차도 이달 안으로 전기차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주행거리 6만 ㎞ 이하, 신차 등록 후 2~3년 차량에 대해서만 EV 인증 중고차로 판매한다. 업계에서는 중고 전기차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전기차 종류가 다양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또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간차 대비 라이프 사이클이 5년 이내로 굉장이 짧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전기차 가격의 40%에 대항하는 배터리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지금도 이 부분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비하면 배터리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다"면서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전기차 가격이 책정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 중고 전기차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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