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올해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방패’(FS)가 지난 4일 시작된지 2주차에 접어들었는데도 북한의 군사대응이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한미연습 기간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쇄 발사해 일일이 맞대응하던 것과 달라졌다. 특히 북한은 1월 말까지 순항미사일 도발을 이어갔지만 2월 한달 조용하다가 이달 6~7일 이틀에 걸쳐 실동훈련과 포사격훈련을 한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이 두 번의 훈련은 군지휘관이 총출동해 실전연습을 진행한 것으로, 대내적으로 전쟁 임박설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이 지난 1월 남북한을 대적관계로 규정한 이후 실전훈련에 착수한 것으로 마치 ‘폭풍전야’와 같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한미FS 시작 당일자로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북에 대한 군사위협과 침공 기도를 노골화하고 있는 한미 군사연습소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한미의 그릇된 선택은 안보불안을 각일각 심각한 수준에서 체감하는 것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6일 서부지구 중요작전훈련기지에서 실동훈련을 지도했고, 7일 대연합부대의 포사격훈련을 지도했다. 북한군 특수전부대가 우리군 최전방 감시초소(GP)를 침투해 장악하는 훈련에 이어 방사포와 자주포 수십 문을 동원한 포사격훈련이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두 훈련 모두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강순남 국방상, 리영길 총참모장이 참여했다. 또 김영복 부총참모장과 전투훈련국장, 중요임무수행부대 부대장·군지휘성원 또는 대연합부대장이 참여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박정천을 비롯한 군지휘관들은 물론 4군단, 2군단, 5군단 1군단 사단장까지 총출동해 윤군정복 대신 전투복을 입고 훈련에 참여한 것이 특징”이라며 “북한이 그동안 시험발사 등으로 도발했던 것과 달리 실전훈련으로 전쟁 임박설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정은은 이번 훈련에서 “실전과 같은 훈련환경에서 진짜배기싸움군의 용맹한 기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훈련열풍을 더욱 비약적으로 일으켜나가야 한다” 등을 언급했으며, 더 강도 높은 실전훈련 과업도 제시했다. 

따라서 북한은 현재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도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4월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헌법 개정을 끝낸 이후 본격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론 중국에서 ‘양회’로 불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4일부터 11일까지 열렸고, 북한은 통상 이 기간에 도발하지 않았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의 대선이 15~17일 열린다. 북한으로선 양회와 러시아대선 기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홍민 연구위원은 “북한이 3월 주변국의 정치일정도 고려하겠지만 4월 최고인민회의를 전환점으로 삼아 도발에 나설 것이다. 이때 헌법 개정을 발표하고 영토조항을 쟁점으로 부각해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즉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부정하고 새로운 경계선을 주장할 수 있으며, 지상 국경선까지 부정하며 더욱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3월 14일 한미훈련이 끝나고, 3월 17일 러시아대선까지 끝난 이후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위시해 자신들의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발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민 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정찰위성 3기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므로 4월 우리군 당국의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앞서 위성발사로 도발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이후에도 8월 한미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을 변곡점으로 삼고, 11월 미국 대선까지 꾸준한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이 남한을 적대관계인 2국가로 규정한 이후 도발을 준비해오면서 군부에서 가장 호전적인 인물인 박정천을 군부 1인자로 복귀시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은 2022년 11월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겨냥해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한 뒤 곧바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