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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기업은행 자산관리전략부 김정현 차장./사진=IBK기업은행 제공 |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됐다는 기대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美) 연방준비제도(Fed)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도 연준 위원들은 "정책 기조를 완화하기 위해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면서도 "이번 사이클에서 정책금리는 최고점에 달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내용도 함께 전했다.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6명의 금통위원 중 한 명이 '향후 3개월 이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은 총재는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거 정책금리 인하를 앞두고 시장금리(채권금리)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아래 차트는 연준의 정책금리(파란색)와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빨간색)의 장기 차트를 보여주고 있다. 시기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정책금리가 고점에 이르기 전부터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하며,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단순히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됐을 수도 있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와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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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장기금리와 10년물 국채 수익률 추이./자료=FRED 제공 |
최근에도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며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고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시장의 기대는 자금 흐름에서도 볼 수 있다. 현지시간 5일 마켓워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보벌과 미국 이머징포트폴리오 펀드리서치(EPFR)를 인용해 올해 2월 28일까지 약 1130억달러의 자금이 채권에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머니마켓 계좌로 유입된 234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식으로 향한 840억달러의 자금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인하로 전환할 경우 채권 수익률은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더 높은 채권 수익률을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미국 국채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과 금융기관의 추천이 늘어나고, 투자금액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작년에도 경험했듯 정책금리 인하가 생각보다 느리게 시작될 가능성과 이에 따른 채권 투자의 평가손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꼭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점차 확신이 되어가고 있지만,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과 한은 총재는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와 이에 따른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을 차단하기 위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시장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작년 10월경처럼 미국 재무부가 국채발행을 늘리는 등 수급적 여건에 따라 시장금리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는 정책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시장금리의 하락폭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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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단기 추이./자료=연합인포맥스 제공 |
그렇다면 미국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 투자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바벨전략'을 기본으로 한 '분할 매수 전략'을 지속적으로 권하고 있다. 바벨전략이란 바벨의 모양처럼 중간은 버리고 양극단을 선택하는 투자전략이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2년 미만의 단기채권에 대한 롤오버'와 '10년 이상 장기채권'에 대한 분할 매수 전략을 권한다.
물론 정책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고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빠진다면 장기채권에만 투자하는 게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금리 인하가 언제 될 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무리한 베팅은 평가손과 기회비용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채권 투자를 계획한 자산의 일정 부분은 정책금리가 높은 구간에서 2년 미만의 만기가 짧은 채권을 롤오버하며 높은 금리를 계속 수취하고, 또 일정 부분은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10년물 국채금리가 4.3% 위로 급등할 경우)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 매수를 하는 바벨 전략을 권한다. 글=IBK기업은행 자산관리전략부 김정현 차장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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