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배터리, 비중국 시장서도 1위…韓3사 합계에는 못 미쳐
"中 추격 따돌릴 방법은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한 목소리
정부, 민간과 손잡고 전진…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1200억 투자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우리나라와 중국 간 배터리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어 차세대 배터리 개발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배터리 체제에서는 저가형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기습으로 점유율을 경쟁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장이 펼쳐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정부는 업계와 협업해 우리나라 배터리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조기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 中 CATL, '非중국' 1위 수성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는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SNE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을 제외한 시장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작년 동월보다 43.2% 증가한 319.4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 인터배터리2024에서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가 전시된 모습.사진=조성준 기자


비중국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이었다. CATL은 작년 1월과 비교해 28.5% 성장한 5.7GWh로 점유율 25.8%를 기록했다.

이미 중국 내수를 장악한 데다 해외 시장서도 LFP 배터리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CATL은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상당수와 파트너 관계다.

2위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작년 동월보다 28.5% 증가한 5.4GWh의 사용량을 보였고, 점유율은 CATL에 1.4%포인트 뒤진 24.4%였다.

삼성SDI는 작년보다 44.2% 증가한 2.5GWh를 기록, 점유율 11.1%로 4위에 올랐다. 3위는 일본 파나소닉이다. SK온은 19.5% 증가한 2.1GWh에 점유율 9.2%로 5위 올랐다.

동 기간 국내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44.7%를 기록해 여전히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CATL, BYD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향후 한국 배터리의 점유율도 더 내려갈 수 있다.

실제로 일본 파나소닉은 2010년 대 초기 배터리 시장에서 적수가 없는 1위 업체였다. 테슬라와 독점 계약을 통해 사실상 완성 전기차는 테슬라, 배터리는 파나소닉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후 한국 배터리 3사가 파나소닉의 품질을 따라잡거나 뛰어넘으면서 시장은 한국 주도로 급변했다. 

지난 1월 점유율 3위를 기록한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용량이 3.0GWh로 전년보다 9.5% 줄며 역성장한 것에서도 현 상황을 볼 수 있다.

과거 일본이 그랬듯이 한국도 중국에게 얼마든지 주도권을 뺏길 수 있는 것이다.


◆ 배터리 얼라이언스, K-배터리 차원 경쟁력 제고 나서

정부와 업계는 공동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 미래 배터리 전략을 짜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로 했다.

지난 11일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배터리 업계가 초협력관계를 형성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에 공동 착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소재기업(에코프로,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엔켐 등), 관계사(현대차그룹, 고려아연 등) 등 배터리 업계가 총출동했다.

   
▲ 인터배터리2024가 열린 서울 강남 코엑스 전시장에 관람객 등 인파가 몰린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업계는 기존 배터리 체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만이 해외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는 주로 전고체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삼성SDI가 글로벌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고, 이번 논의에서도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28년까지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배터리 등 친환경 모빌리티용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에 총 1172억30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을 넘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생태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도 설비 투자 7조1000억 원 등 총 9조 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의 대응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약속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이미 중국이 LFP배터리를 무기로 세계 시장을 잠식해나가기 시작한 지 1년 여가 지났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노력도 삼성SDI가 선두에 서 수 년 전부터 진행해온 사항이지만 그 동안 K-배터리 차원의 협력체를 꾸리거나 생태계 전반에 집중투자를 한다는 선제적 조치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업계는 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K-배터리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꾀하고, 고품질·신기술 개발 등 차별화를 진행해 중국에 비교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보급형 배터리 경쟁력도 갖추는 노력이 동시 진행돼야 한다"며 "배터리 국제 프로세스가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시의적절한 대응을 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