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청년 근로자들에게 일한 만큼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을 일삼은 기업,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해 '공짜 야근'을 시킨 기업들이 노동 당국에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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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년들이 다수 근무하는 정보기술(IT)·플랫폼·게임 등 업종 60개사를 대상으로 집중 기획감독을 실시한 결과, 임금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 등 23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감독 결과, 먼저 포괄임금 오남용 등 일한 만큼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 총 46개소에서 3162명에 대한 14억2300만 원 규모의 체불임금이 적발됐다. 해당 체불임금에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7억6000만 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4억9000만 원, 퇴직금 등 기타 1억50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고용부는 이 중 인센티브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연차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등 2200만 원을 체불하고 청산 의지도 전혀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1개소에 대해서는 즉시 사법처리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거나 법정한도까지만 입력하도록 해 임금체불과 함께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12개소도 적발됐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 IT기업은 근로시간을 전혀 관리하지 않으면서 총 101회에 걸쳐 연장한도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7개소에서는 상습적인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례가 이어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게임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상급자(팀장)는 여직원에게 '짧은 치마 입지 말랬지, 약속 있어?', '화장했네, 예뻐 보인다' 등 언어적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 공공연구기관에서는 상급자가 '미친 xx 아니냐 지금?', '너 휴가 없다', '휴가 쓸 생각하지 마라' 등 모욕·비하·폭언적 발언을 지속했다.
또 다른 공공연구기관 연구센터장은 무기계약직 직원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회사 다니는 거 힘들게 할 수 있다', '이 바닥이 그렇게 넓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앞길 막을 수 있다' 등 고용과 불합리한 인사 등에 대한 불안을 유발했다.
고용부는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기업에 대해 근로시간 관리 등 시정조치 후 이행상황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기획감독 결과에서 청년 근로자 휴식권에 대한 침해사례가 다수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IT·벤처기업 등을 대상으로 '청년 휴식권 보호'를 위한 현장 예방점검의 날을 전국적으로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근로자 휴식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근로감독 시 휴식권 관련 증빙서류에 대한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근로감독관 집무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이는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근로감독을 위해 청년보좌역과 2030 자문단 등 청년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이정식 장관은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건전한 조직문화 속에서 공정하게 존중 받으며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당연한 책임"이라며 "청년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청년 친화적 직장문화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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