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은 현지에서 북한 노동자를 돕거나 탈북민 지원활동에 관여해온 선교사 백모씨로 알려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백씨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으로서, 53세로 결혼해 어린자녀 1명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과가 없으며, 한국에 있는 대학에서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타스통신은 또 러시아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백씨가 자신을 작가로 소개하면서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백씨는 올해 초 중국에서 육로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입국했으며, 활동을 하던 중 러시아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백씨는 모스크바로 이송돼 레포르토보 미결 구치소에 수감됐다.
레포르토보 법원은 최근 백씨의 구금기간을 3개월 연장했으며, 이에 따라 백씨에 대한 간첩 혐의 조사는 6월 1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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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을 열고 있다. 2023.9.13./사진=러시아 스프트니크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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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10~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외교가에선 백씨가 체포된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 러시아 관영매체를 통해 사실이 알려진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가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다른 한편,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이 쟁점으로 남아 있는 만큼 한국에 대한 압박용일 수도 있다.
한국정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러시아와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질문을 받고 "현지공관에서 해당 국민의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하루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위해 러시아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정부 차원의 외교적 항의가 있었나'는 질문에 "한러 간에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달라"며 이미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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