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올해 중 시장참가자들 대부분은 중앙은행 정책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같은 전망은 대체로 주요 가격변수들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앞으로 금리인하 시기나 폭과 관련해 기존 예상과 다른 정보가 제공될 때마다 국내외 금리와 주가‧환율 등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
|
▲ 한국은행 전경./사진=한국은행 제공 |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4년 3월)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긴축의 장기화 또는 조기 전환 등에 대한 기대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장의 가격변수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의 지표기반 정책운영이 강조되면서 주요 통계 발표 직후 시장변수의 변동이 증폭돼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소비자물가 서프라이즈(실제치-시장예상치)와 국채금리 변동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미국과 우리나라 금리의 소비자물가 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이나 개별 경제지표 발표에 시장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것은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의 정책금리 사이클이 동조화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세계 경제 연계성이 강화되면서 코로나19와 같은 공통충격에 대한 각국의 정책대응이 유사해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 및 위험 선호가 한쪽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금융 사이클의 진폭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향후 정책기조가 전환될 경우 각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정책금리 동조화는 약해질 수 있겠으나, 국내 시장의 가격변수는 여전히 주요국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요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주요 지표와 기대변화 등을 세밀히 살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점을 지나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근원물가가 기조적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등 우리 경제가 물가 안정기로 점차 재진입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기대 측면기대 측면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있으나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기조적 물가지표인 근원물가 상승률로 수렴해 가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에도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변동성이 큰 국제원자재 가격의 특성이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 공급 충격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 인플레이션과 괴리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에 더해 누적된 비용압력의 파급영향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돼 올해 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물가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리크스로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를 지적했다.
한은은 “섣부른 긴축기조 선회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에 부채증가 및 위험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리스크에 유념해야 한다”며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동안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