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데 대해 1금융권 진출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OK저축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 보통주식을 1435만3529주까지 취득해 지분 8.4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고 18일 공시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말까지 DGB금융지주 지분 7.53%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OK저축은행은 2020년 DGB금융 주요 주주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해 연말엔 584만3 324주를 소유해 지분 비율이 3.45%까지 올랐으며 2021년 다시 지분 비율을 1.67% 포인트 끌어올린 바 있다.

   
▲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OK금융그룹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29일 보통주식 2235주를 매각해 지분율이 7.99%로 줄며 4년 5개월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월 말까지만 해도 DGB금융지주 지분율이 9.92%였으나 같은 해 4월 8.78%, 올해 1월 말 8.00%, 2월 7.99%까지 낮췄다.

DG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OK저축은행의 DGB금융 지분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은행업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OK금융그룹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면서 저축은행, 캐피탈 외에 다른 분야로 사업 확장을 꾀하는 상황으로 은행업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냈다. DGB금융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이다. 대구은행이 심사를 거쳐 본인가를 받게 된다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최초 지방은행이 된다.

OK저축은행 측은 단순 투자라는 입장이나 향후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변경해 지배구조 개선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OK저축은행 측은 경영권 개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DGB금융지주 지분 확대와 관련 “단순 투자 목적의 지분 매입”이라며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배당주, 금융주 등에 투자해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일동포 3세 최윤 회장이 2002년 설립한 대부업체 원캐싱에서 출발한 OK금융그룹은 2007년 7개 자회사를 통합하고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를 설립해 사세를 확장시켰다.

이후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의 꿈을 키운 최윤 회장은 수차례 도전 끝에 2014년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OK저축은행은 출범 2년여 만에 자산 5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에는 씨티은행 자회사인 씨티캐피탈을 인수하고 OK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4년 1400억원 수준이던 OK금융그룹의 총자산은 2021년 말 기준 15조원을 넘어서며 100배 넘게 성장, 출범 20여년 만에 자산 총액 5조원이 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저축은행 등 순수 제2금융업을 기반으로 대기업 집단에 오른 첫 번째 사례다.

지난해에는 산하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금전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면서 대부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또 향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를 인수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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