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관, 최근 10년간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 분석 결과 발표
오리류 62.3%로 최다…기후변화로 기러기류 증가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 연평균 130만 마리의 겨울철 물새류가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 주요 멸종위기 조류의 10년간 개체수 변화.사진=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10년(2015~2024년)간 실시한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센서스)' 분석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생물자원관은 2015년부터 전국 습지 200곳을 대상으로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리류가 연평균 81만 마리(62.3%)로 가장 많았고, 기러기류(23만 마리, 17.7%)와 갈매기류(12만 마리, 9.6%)가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에 도래한 겨울철 조류는 주로 넓은 농경지와 호수, 저수지, 강에 서식하며 하천이 많은 우리나라 중서부 지역의 금강호와 동림저수지, 철원평야, 만경강, 임진강 등에서 겨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평균으로 개체수가 가장 많은 종은 가창오리(37만3946마리)였으며, 청둥오리(17만2058마리)와 쇠기러기(13만4261마리), 흰뺨검둥오리(9만3890마리), 큰기러기(9만1978마리) 순으로 많았다. 10년간 가창오리 개체수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각각 47%, 78% 증가했고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는 각각 7%, 2% 감소했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등 기러기류는 고위도(북위 60~75°)인 유라시아대륙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하는 물새류로, 최근 기후변화로 번식기에 기온이 상승해 먹이가 되는 초본식물과 곤충이 풍부해지는 등 번식환경이 좋아지면서 개체수가 증가한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등 오리류는 중국 헤이룽장성, 러시아 아무르주 등 중위도(북위 45~50°) 지역 습지에서 번식하는데, 최근 가뭄과 농지 개간 등에 의한 습지 감소가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물자원관은 추정했다.

같은 기간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 두루미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개체수는 적게는 42.8%(큰고니)에서 많게는 646%(흑두루미)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에서 번식지와 월동지 서식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먹이 주기 등 보전을 위해 노력한 국제협력 결과로 추정된다고 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주요 겨울철 물새류 개체수 변화가 기후변화 등에 영향을 받은 번식지의 서식 환경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의 공동 연구 및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변화 양상 및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주로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하는 쇠기러기가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집단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을 기후변화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만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분석하기 쉽지 않고, 장기적으로 누적된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연구는 상당히 초창기"라고 말했다.

서민환 관장은 "장기적인 물새류의 변화를 조사하는 것은 물새류 월동지로서 우리나라의 습지 환경을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며 "향후 지속적인 조사와 분석을 통해 물새류와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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