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현대건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을 따내면서 정비사업 강자다운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더불어 현대건설의 올해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 수주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건설에 의미가 깊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현대건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 2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계약금액은 약 7740억 원이다. 여의도 한양 재건축은 기존 588가구를 956가구 최고 56층으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4개 동을 비롯해 오피스텔 1개 동 등이 건립된다.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한 이번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은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여의도 최초의 하이어퍼엔드 오피스텔 조성을 통해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동일 평형 입주 시 환급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약도 공약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무엇보다 현대건설의 명성이 공사를 따내는 데 한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톱 건설사로서의 인지도와 신뢰가 이번 수주전에서 작용했다는 것이다. 서울 주요 지역에 랜드마크를 세워 온 현대건설은 최근에는 디에이치 아너힐즈 등 개포동을 비롯한 서울 강남 등에 디에이치 단지를 세우고 있다.   

이달 초 성남 중2구역(6782억 원) 재개발에 이어 여의도 한양 재건축까지 잇달아 수주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올해 6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지금의 기세를 몰아 올해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한남4구역 재개발, 신반포2차 재건축, 압구정 현대 재건축 등 서울 내 주요 정비사업지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사업은 압구정 현대 재건축이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1만466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에 들어간다. 이 중 2~5구역 4곳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에 있어 압구정 현대는 회사 역사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지다. 현대건설은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압구정동에 압구정 1차를 시작으로 12년 동안 14개 단지(6150가구) 고층 아파트를 차례대로 건설했다. 현대건설이 당대 최고의 기술과 공법을 동원해 중대형 평형으로 지은 압구정 현대는 '명품 아파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현대건설이 채소밭과 공유수면매립지에 불과했던 압구정동은 강남을 상징하는 부촌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압구정 태스크포(TF)팀을 따로 꾸렸고 올해 초에는 주택 전시관인 '디에이치 갤러리'를 강남구 압구정로에 조성하는 등 압구정 현대 재건축 수주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 재건축 수주와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면서 브랜드 가치 유지 및 수익성이 담보되는 핵심지를 수주할 계획"이라며 "압구정 현대 재건축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