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기차 충전 사업에 '범LG가(家)'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생태계 구축에 탄력이 붙었다.
기존 중소업체들 중심의 전기차 충전 업계에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꾸준히 지적돼 온 충전소 설치 후 관리 문제 등 한계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개선될 지 관심을 모은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사와 와 LS그룹, LX그룹 등은 국내외 전기차 충전 분야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 배터리 '1티어' LG그룹, 충전 분야 강화
LG그룹에서는 LG전자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여러 계열사가 전기차 충전 분야에 각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활발히 진출해 있다.
LG전자는 최근 구축한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을 앞두고 있다. 올 상반기 중 본격 양산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175킬로와트(kW) 급속 충전기가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중에는 350kW 초고속 충전기도 제품 라인에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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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전기차 충전기 모습./사진=LG전자 제공 |
캐나다 법인도 현지 충전소 운영 업체와 상업용 건물을 고객으로 충전기를 생산해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기차 충전소에서 배터리 성능과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특허 출원하고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배터리 성능관리 시스템 및 방법'이란 내용으로 낸 특허에 따르면 배터리 성능을 관리하는 별도의 서버가 여러 지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로부터 배터리 식별정보와 운행 누적 정보, 성능 평가 정보 등을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다. 서버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체크한다.
배터리 완제품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같은 기술을 통해 탄소저감을 골자로 하는 EU 배터리법 등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LG이노텍은 차량의 정보를 전기차 충전기와 공유하는 기술과 컨버터(교류·직류 전환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전기차 충전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LG그룹의 충전기 분야 진출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지주사와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국내외 전기차 및 충전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을 인수하며 의지를 확인한 바 있다. 충전기 제조 업체인 애플망고·스필 등이 구 회장의 전기차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에 따라 LG 식구가 됐다.
◆ LS, 구자경 회장 주도, 충전기 생산부터 운영까지
LS그룹도 신사업으로 축 이동을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용 충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정보통신과 손잡고 메가와트(MW) 차세대 충전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LS는 충전기 사업방향을 급속충전기 보급으로 잡고 글로벌 단위의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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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일렉트릭 전기차 충전기./사진=LS일렉트릭 제공 |
LS일렉트릭이 개발 중인 메가와트 충전기는 충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중형 및 대형 차량을 위한 고출력 충전을 표방한다. 최대 1250V의 전압에서 3000A의 전류를 견디게 설계됐는데, 이는 일반 전기차 충전기인 CCS 콤보의 500Kw 전력보다 7배 이상 높다.
충전 인프라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LS는 지난 2022년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며 LPG 사업자 E1과 'LS E-Link'를 설립했다. 이 업체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과 운영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LS이링크는 최근 설립 2년차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연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 등이 가진 전기·전력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국에 약 350개 이상 분포된 E1의 LPG 충전소를 거점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LS 역시 LG처럼 총수의 인사이트로 충전 생태계 구축에 나선 케이스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취임 후 전선 위주의 사업구조를 소위 '배전반(배터리, 전기차, 반도체)'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고 전기차 제반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 충전소 반도체 기술 선점해 '틈새시장' 공략
LX그룹은 국내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LX세미콘을 통해 전기차 충전소에 적용되는 반도체 기술을 사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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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3' LX세미콘 부스.사진=LX세미콘 제공 |
LX세미콘은 지난해 10월 '반도체 대전(SEDEX) 2023'에 참가해 전기차 인버터 모듈,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모듈 등에 적용되는 '전력 반도체 기술'을 하기도 했다. 전력반도체가 전력 변환 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방열기판 기술'도 선보였다.
LX세미콘은 기존 자사 보유 반도체 기술을 전기차 충전 분야에 적용해 틈새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 분야는 SK계열과 범 LG가 계열이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최근 급속 충전 보편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커스텀마켓인사이츠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지난해 46조 원 규모에서 2032년 16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범 LG가 계열 등 대기업이 전기차 충전기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서면서 충전소 보급 등 인프라가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충전기 생산부터 충전소 관리까지 토탈 패키징을 통해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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