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부동산부 김준희 기자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출산할 때마다 1억 원씩이면 못해도 2명은 낳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달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021년 이후 출산 직원 대상 출산장려금 1억 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놓은 뒤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주로 들었던 말이다.

비단 업계 관계자뿐만이 아니다. 주변에서도 부영의 출산장려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포털이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나라가 할 일을 부영이 한다"며 치켜세웠다.

부영의 '파격 복지'에 대한 대중의 열렬한 반응에 정부도 화답했다. 출산장려금에 대한 세금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논의 끝에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을 전액 비과세하기로 했다.

이중근 회장은 당시 출산장려금 도입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나와서 열심히 일하는 여러분들이 집에 가셔서도 대한민국 출산 장려에 협조해 주십시오. 그래서 저희의 발전과 국가 발전이 같이 이룩되도록 일조를 같이 해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단순히 기업의 이익 증진이나 재산 증가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닌,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이중근 회장의 진정한 기업가로서의 면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 이중근(가운데) 부영그룹 회장이 출산 직원 자녀에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부영과 같은 시공업체는 아니지만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도 출산 관련 파격 복지 혜택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구성원 출산 장려를 위해 셋째 출산 시 승진 연한이나 고과 등 조건 없이 차상위 직급으로 승진시키는 복지 제도를 도입했다. 넷째부터는 출산 직후 1년간 육아도우미를 지원한다.

한미글로벌은 기존에도 자녀 수에 따라 첫째 출산 시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500만 원, 넷째부터 1000만 원 등 출산지원금을 지급해왔다. 그 외에도 결혼 장려를 위한 대출 지원, 양육기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유연 근무제 도입 등 다양한 방면으로 구성원들의 결혼·출산을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는 창업자 김종훈 회장의 인구 문제에 대한 관심 아래 마련된 것이다. 김 회장은 사회 원로로서 저출산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에도 발기인으로 참여해 현재 이사로 재직 중이다.

'회장님'들의 관심 아래 출산 관련 파격 복지 혜택이 잇따르면서 건설업계가 '가족친화경영'을 선도하는 업계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대형 건설사에서도 가족친화경영 확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초 박현철 부회장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임직원 자녀에 축하 선물과 편지를 전달했다. 자녀들이 답장을 보내는 형식의 후기 이벤트로 11명을 선정해 임직원 가족이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호텔 숙박권을 직접 전달하고 함께 식사하는 시간도 가졌다.

롯데건설은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와 여성 육아휴직 연장 시 최대 2년 가능, 유연근무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직장어린이집 운영, 가족 돌봄 휴직제, 자녀입학돌봄 휴직제 등 다양한 가족친화 복지제도도 운영 중이다.

건설사들이 집만 짓는 것이 아닌, 일과 가정 양립을 통해 저출산 문제 해결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움직임의 주체가 돼야 할 정부가 나설 때다. 출산지원금 비과세 혜택을 비롯해 건설사는 물론, 국내 기업들이 다양한 출산지원책을 펼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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