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수서~동탄 일부 구간이 30일 개통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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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탄역으로 향하는 GTX-A 열차./사진=연합뉴스 제공 |
전반적인 침체에도 수혜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GTX-A 노선이 지나는 동탄역 인근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주상복합) 전용면적 102㎡(34층)는 지난달 19일 22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가인 지난해 9월의 21억원보다 1억원이 올랐다. 이번 거래는 동탄신도시 내에서 최고가 거래다. 3.3㎡당 가격으로 비교하면 서울 마포구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뛰어넘는 셈이다.
GTX 개통의 기대감이 반영된 상징적인 결과다. 같은 면적 호가가 23억원까지 오른 매물도 등장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교통 호재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102㎡는 지난해 초만 해도 16억원 선에 거래되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약속한 '수도권 출퇴근 30분대 시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GTX 개통에 대해 언급하자 하반기 들어 20억원 선으로 갑자기 치솟았다.
화성시의 아파트 거래량을 봐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모양새다. 올해 1월 625건 2월 548건 3월 378건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월(501건)은 24.75% 늘었지만 2월과 3월(996건, 932건)은 각각 44.98%, 59.44% 줄어들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평균치(1월 942건, 2월 1094건, 3월 793건)와 견줘도 최근 거래량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너무 높아진 가격으로 인한 심리적 저항선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으로 수요가 제한되고 있는 형국이다.
동탄신도시와 달리 상대적으로 선반영이 적었던 지역은 당분간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말 GTX-A 노선 개통을 앞둔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마지막 주 이후 9주 연속 올랐다.
2월 한 달간 가격이 0.33% 오르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 역시 0.72%로 가장 높았다.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210건에 그쳤지만, 올해 1월 286건, 2월에는 361건으로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 서구와 김포시 등도 GTX-D 노선과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최근 집값이 강세를 보였다. 인천 서구는 지난 1월 마지막 주부터 이달 초까지 7주 연속 아파트값(0.12%)이 올랐다.
매매가격과 달리 임대가격은 지역과 무관하게 상승할 여지가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시(191건)으로 나타났다.
천안시 서북구(168건), 아산시(136건), 인천 서구(131건)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지역은 모두 최근 GTX 등 교통 호재로 주목받은 곳이다. 천안과 아산은 GTX-C 노선 연장에 따른 수혜지로 꼽힌다.
특히 동탄신도시의 전세가율은 40~50% 수준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66.8%를 밑도는 만큼 인구 유입으로 임대료가 상승하고 '갭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화성시의 전셋값은 지난해 15.44%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0.78% 상승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GTX 호재 기대감으로 무리한 투자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한동안 GTX-A노선 개통 수혜지역의 호가가 오르고 거래가 늘어난다고 해도 현재 부동산 시장의 한계가 뚜렷해 이런 흐름이 오랜 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TX B·C 노선은 개통까지는 10여 년의 긴 기간이 소요돼 투자에 따른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고 GTX D·E·F 노선은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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