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제조업에서 3차 서비스업으로 사업 영역 확대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유통가 오너 2·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대격동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프라인 매장이나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과거와 달리 이들 2·3세는 바이오나 메타버스와 같이 첨단기술을 접목한 새 먹거리 창출에 적극적이다. 

31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말연초 인사철을 통해 롯데와 신세계그룹, 동원 등의 오너가 2·3세들이 회사 주요 임원으로 대거 승진했다.  

   
▲ (왼쪽부터) BGF그룹 홍정국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사진=각 사 제공


동원그룹은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지난 28일 이사회를 통해 10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1969년 원양업 스타트업으로 출범한 동원그룹은 지난 50여 년간 1차 수산업에서 2차 제조업, 3차 서비스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특히 김 신임 회장은 지난 10여년 간 10여 건의 M&A와 기술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수산·식품에서 소재·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사업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4년간 동원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액은 1조3000여억 원에 이른다. 2017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물류 사업을을 확대하고, 2021년 2차전지 패키징까지 진출했다. 오는 4월 초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 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며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이달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직에 오른 이후 18년 만이다. 이번 정 회장 승진은 신세계가 ‘유통 기업’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앞서 정 회장은 성과가 신통치 않은 일부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 컨트롤타워 경영전략실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올해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불닭볶음면’ 신화 삼양식품 3세도 지난 2월 승진했다. 전병우 상무는 지난 달 정기인사를 통해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본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겸직한다. 

전병우 전략총괄의 비전은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먹는 것+오락)’다. 기업 이미지(CI) 교체와 직속 조직 라면 테스크포스(TF)팀 등을 통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푸드 콘텐츠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의 홍석조 회장 장남 홍정국 BGF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에 올랐다. 홍정국 부회장은 CU의 해외진출을 이끌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신성장동력 육성에 적극 나선다. 

   
▲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신유열 전무./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승진했다. 

롯데는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을 선정하고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나가고 있다. 

신 전무는 롯데 신설 조직 ‘미래성장실’ 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한다. 그룹 미래성장 핵심인 바이오사업에 직접 참여해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의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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