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진압, 8시간서 10분으로 단축"
[미디어펜=성동규 기자]DL이앤씨가 세계 최초로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 'e편한세상' 아파트 현장에 해당 시스템 시범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 작동 모습./사진=DL이앤씨 제공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열 폭주' 현상을 보인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보호팩으로 덮여 있어 일반적인 소화 약제로는 진압이 까다롭다. 

이런 탓에 화재진압에 짧게는 1시간, 길게는 8시간이 걸린다. 소방대원이 직접 화재 차량에 접근해야 하고, 재발화 가능성도 커 대규모 재난으로 확대할 수 있다.

DL이앤씨의 시스템은 기존 방식과 달리 전기차 하부 천공(穿孔) 후 배터리팩에 직접 물을 분사해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화재를 자동으로 인지하고 진압을 지시하는 '중앙 관제 시스템'과 직접 화재를 진화하는 '진압 장비'로 구성된다.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 시 중앙 관제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화재가 발생한 차량으로 진압 장비를 이동시켜 드릴로 2분 안에 차체 하부와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고 물을 분사해 화재를 진압한다.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은 현대자동차 성능테스트 및 방재시험연구원 전기차 실물차량 화재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리튬이온과 리튬인산철 등 전기차 배터리 종류에 관계없이 10분이면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는 성능을 입증받았다.

소화 장치에서 레일을 통해 진압 장비를 화재 위치로 이동시키는 이동식 외에 주차구역 하부에 소화 장치를 매립하는 고정식, 소화전 형태로 보관할 수 있는 수동식 등 세 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각 건축물 형태와 주차장 여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 설치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이 시스템을 부산 소재 선박 기자재 전문 중소기업인 탱크테크와 공동 개발했다. 선박 컨테이너 내부 화재 시 드릴로 구멍을 뚫고 불을 끄는 기술에서 착안해 지난해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용화까지 성공했다.

최근 전기차 화재 우려로 일부 아파트와 관공서에서는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금지하거나, 충전을 막아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건축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 불필요한 사회적 분쟁까지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축 아파트 내년부터 전기차 충전시설을 총 주차면수 대비 10%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해 관련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탱크테크는 앞서 현대차 생산공장과 일부 지역 소방서 등에 제품을 납품했다. 향후에는 국내외 아파트 및 일반 건축물 등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비중이 늘어난 만큼 화재에 대한 불안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은 전기차 화재에 대한 사회적인 불안감을 크게 해소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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