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MBC새기자회가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의 막말 보도를 전하며 뒷 배경에 국민의힘 로고를 내건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무슨 의도가 숨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MBC새기자회는 3일 성명을 통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3항은 '방송은 제작기술 또는 편집기술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대립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에 유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며 자사의 보도가 잘못됐음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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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새기자회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막말 보도를 전하며 뒷 배경에 국민의힘 로고를 내건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무슨 의도가 숨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사진=2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쳐 |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김용민TV에 나와 "김활란 이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언급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MBC는 전날 저녁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 후보의 논란에 대해 보도하면서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로고를 내보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저녁 언론 공지를 통해 "금일 MBC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 후보 막말에 대해 보도하면서 악의적인 화면 배치로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힘 로고를 노출했다"며 "악의적 보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인 서울 송파을 후보 배현진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분, 국민의힘 후보인가요? 왜 MBC는 이대생이 성상납했다는 민주당 후보의 더러운 막말에 저희 국민의힘 로고를 달아 뉴스했나요"라고 비판했다.
MBC새기자회는 "이번 국민의힘 로고 노출은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에 이은 신박한 '잔재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MBC는 지난 2월 27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날씨 소식을 전하면서 기상캐스터의 키보다 더 커 보이는 파란색 숫자 '1'을 3D 그래픽으로 노출한 바 있다. 파란색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이고, 1은 민주당의 투표지에 기록되는 정당 번호다. 다음은 MBC새기자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민주 후보 막말 보도에 로고는 국민의힘?]
4월 2일 MBC 뉴스데스크는 <“김활란, 이대생 성상납” 민주 김준혁 막말 파문> 리포트에서 성장경 앵커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이화여대 측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대목의 배경 화면에는 민주당 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의 사진과 함께 국민의힘과 이화여대의 로고가 나란히 들어갔다. 얼핏 이 화면을 본 시청자들은 “국민의힘 후보가 막말을 했구나”라고 오해할 수 있는 편집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힘이 “왜 우리 로고를 노출했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뉴스데스크편집팀은 국민의힘과 이화여대가 김준혁 후보를 비판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부분에서 당사자의 로고를 썼을 뿐이라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날 KBS와 SBS의 메인 뉴스인 뉴스9와 8뉴스가 이 소식을 다룬 리포트 ‘앵커멘트’에는 국민의힘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민주당 김준혁 후보의 ‘막말’에 최대 피해자는 이화여대와 여성계고, 가장 강력히 항의한 주체도 이화여대와 그 구성원들 그리고 여성단체였기 때문이다.
SBS는 관련 리포트에서 이화여대 입장문을 소개하면서 김 후보 사퇴 요구와 법적 대응 방침을 보도했다. 이화여대 학생과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의 인터뷰로 생생한 반응을 전했다. KBS 역시 이화여대 학생들의 ‘격앙된’ 반응과 “모든 여성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여성단체의 입장, 김 후보의 위안부 관련 발언에 대한 이용수 할머니의 “더러운 망언”이라는 비판을 리포트에 모두 담았다.
반면 MBC 리포트에는 “이화여대는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학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라는 달랑 한 문장이 전부였다. 인터뷰도 하나 없었다.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최소화한 것이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국민의힘뿐 아니라 이화여대 측도...”라는 ‘앵커멘트’에 무슨 의도가 숨어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김준혁 후보를 공격하는 주체는 국민의힘이고 이화여대는 여기에 ‘가세’하는 모양을 만들려는 의도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비판하는 이슈를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 사이의 ‘정쟁’ 정도로 축소하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이번 국민의힘 로고 노출은 파란색 숫자 '1' 그래픽에 이은 신박한 ‘잔재주’일 뿐이다.
참고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3항은 “방송은 제작기술 또는 편집기술 등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대립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에 유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2024년 4월 3일 MBC새기자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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