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흐름 속에 국내 배터리3사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배터리 업계는 자사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감소 현상)'을 지혜롭게 넘기고 사업군을 확장해 시장변동에 따른 리스크 대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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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배터리 3사가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3~5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
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5일 실적을 발표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 107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을 제하면 상장 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는 24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3754억 원) 대비 약 35% 감소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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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코리아 스마트그리드 엑스포 2024'에 참가하는 삼성SDI의 전시회 부스 조감도./사진=삼성SDI 제공 |
SK온은 4000억~60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K-배터리 3사는 불황이 지속되자 배터리 기술을 다양한 곳에 접목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총 3조 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16GWh 규모로 ESS 배터리 전용 생산 라인을 건설 중이다.
삼성SDI는 자체 브랜드 'SBB(삼성 배터리 박스)'를 만들고 ESS사업 확대에 나섰다. 고가형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더 안전하고 효율이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두 회사는 3~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코리아 스마트 그리드 엑스포'에도 부스를 차리고 ESS신제품과 차세대 에너지 저장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ESS 개발을 진행 중인 SK온은 미국 ESS 업체 IHI 테라선 솔루션즈와 손잡고 미국 현지에 ESS 배터리 전용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ESS용 LFP 배터리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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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에서 ESS가 소개되고 있다./사진=SK온 제공 |
모빌리티로 개념을 확장해 도심항공교통(UAM) 전용 배터리 시장에도 진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UAM에 탑재할 수 있는 리튬황 배터리를 2027년부터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지난해 1월 한화와 손잡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하는 UAM에 탑재될 특수목적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SK온은 미국 기체 제작사 조비 에비에이션이 개발하는 기체 테스트 비행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했다. 조비 에비에이션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2026년부터 운용할 UAM 택시 등의 기체를 공급하는 회사로, SK텔레콤이 1억 달러 가량 지분 투자했다.
이밖에 최근 떠오른 배터리 교체 사업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내 벤처 '쿠루'를 조직하고, 전기 이륜차 BSS(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사업을 추진한다.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체가 주목적으로,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전기차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분야가 일종의 과도기를 거치고 있어 시장 질서가 재편되기 전까지 성장 둔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배터리 기술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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