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 넘으면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흑자로 전환한 SK하이닉스가 이번 분기에는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11조9850억 원, 영업이익 1조505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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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M14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매출액(5조881억 원)은 135.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수치다.
흑자로 전환했던 지난해 4분기(3460억 원)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4배나 증가한 전망치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1조6556억 원) 이후 1년여 만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태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발표하며 반도체 업계의 불황이 끝났음을 증명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6조6000억 원의 1분기 영업이익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1.25% 급증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반도체가 흑자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조 단위로 회복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반도체 업계의 실적 바로미터인 미국의 마이크론 역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어선 실적을 기록하며 반도체 봄에 확신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전망이 더욱 밝은 상황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올해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 판매 비트 수가 지난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 퍼센트로 올라와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HBM 수급은 타이트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앞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요인에도 DDR5와 HBM3 매출이 각각 4배, 5배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HBM은 생성형 AI의 필수 부품으로,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AI 시장이 커지는 만큼 HBM 시장도 비례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낸드 가격 상승 역시 SK하이닉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 제품인 128Gb의 3월 말 가격(4.90달러)은 지난해 9월 말(3.82달러) 대비 28.3% 증가했다.
낸드는 2022년과 2023년 가격이 30%이상 하락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 주범으로 꼽힌 바 있다.
하지만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초기 훈련·학습용에서 추론용으로 이동하면서, 낸드 플래시를 핵심구성 요소로 하는 SSD 수요가 늘어나 낸드 가격 역시 지난해 4분기부터 가격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업계가 AI 시장을 만나 다시 활력을 찾는 분위기”라며 “글로벌 업황에 대해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라설 일만 남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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