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고대했던 국내 복귀 첫 승을 드디어 올렸다.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되찾으며 '결자해지'했다. 5연패의 출발점이 된 부진한 피칭의 아픈 기억을 최고의 호투로 떨쳐내며 스스로 5연패를 끊었다.

류현진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맞고 볼넷 2개에 삼진을 8개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류현진의 역투를 앞세워 한화는 3-0으로 두산을 제압, 최근 5연패에서 벗어났다.

   
▲ 잠실 두산전에서 호투해 국내 복귀 첫 승을 올린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SNS


한화의 5연패 시작이 바로 류현진이 앞서 선발 등판했던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4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다가 5회말에만 7연속 안타 등 집중 8안타(1볼넷)를 맞고 9실점하는 프로 데뷔 최악의 피칭을 했다. 

류현진이 무너지면서 한화는 7-11로 패해 그 전까지 거침없었던 7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고, 이후 5연패에 빠지며 1위를 달리던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류현진은 이 경기까지 3차례 등판에서 한 번도 못 이기고 2패에 평균자책점 8.36으로 전혀 '돌아온 에이스'답지 않은 성적을 냈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은 이날 작심하고 마운드에 오른 듯 신중한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잠재워 나갔다. 최고 구속 148km까지 나온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어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를 활용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공략도 돋보였다.

   
▲ 류현진이 두산전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국내 복귀 4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두며 한화의 5연패를 끊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1회말은 세 타자를 모두 맞혀 잡으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말에는 2사 후 양석환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삼진 2개를 곁들여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3회말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말은 2사 후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외에는 역시 삼진 2개와 함께 끝냈다. 

5회말 2사 후 김기연에게 첫 안타를 내줬다. 김기연이 바깥쪽으로 빠지는 체인지업을 받아쳐 안타를 뽑아냈다. 류현진은 첫 피안타가 신경 쓰였는지 다음 타자 김대한과 9구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를 벌였으나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까지 두산은 단 한 명도 2루를 밟아보지 못했다.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사 후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는데, 우익수 페라자가 평범한 공을 포구 실책하며 떨어트렸다. 잠시 흔들린 류현진은 다음 양의지 타석 때 폭투를 범해 허경민을 2루까지 보냈다. 첫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류현진은 상대 중심 타선인 양의지와 김재환을 연속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6회까지 투구를 마쳤다. 

총 투구수 94개를 기록한 류현진은 제 몫을 다하고 물러났다.

   
▲ 류현진(맨 오른쪽)이 6회까지 무실점 호투한 후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한화는 1회초 최인호의 2루타에 이어 노시환이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뽑고, 4회초에는 볼넷 출루한 채은성을 안치홍이 좌중간을 꿰뚫는 적시 2루타로 홈으로 불러들여 2-0 리드를 만들어줬다.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장시환, 한승혁, 주현상이 각 1이닝씩 완벽하게 무실점 계투하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줬다. 한화는 8회초 안치홍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더해 3-0으로 승리,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류현진은 한화 복귀 후 4경기 등판 만에 첫 승리를 신고했다. KBO리그 개인 통산 99승째로, 국내 무대 승리는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전인 2012년 9월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약 11년 7개월, 4216일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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