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 반도체 투자를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거세질 미국의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대중 수출 통제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추가 투자 계획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 역시 비슷한 시기에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을 확정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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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에 반도체 투자를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거세질 미국의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대중 수출 통제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70억 달러(약 9조6000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60억 달러의 보조금을 수령할 것이라고 내다 봤지만, 최근 들어 이보다 많은 70억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만의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TSMC가 66억 달러의 보조금과 50억 달러의 저리 대출 등 총 116억 달러를 지원받게 됐기 때문이다. 발표 이후 TSMC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세 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서 당초 400억 달러였던 투자를 65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보조금 지급 기준을 투자액의 5~15%로 보고 있다. 10% 가량의 보조금이 지급된다고 생각하면, 삼성전자가 650억 달러를 투자해 66억 달러 정도의 보조금을 지급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미국 정부로부터 200억 달러를 지원받게 된 미국 기업 인텔은 애리조나·오하이오·뉴멕시코·오리건 등 미국 내 4개 주에 최첨단 팹 및 패키징 시설 건립 및 현대화 등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5조20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공장 부지가 선정된 만큼 미국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금액은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 수준으로, 최대 15%로 계산하면 최대 5억8050만 달러(약 7860억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반도체장비 대중 수출통제 문제는 한국 기업들에 위험 부담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대중 반도체장비 수출통제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으로 출장을 떠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출장에 앞서 대중 수출 통제 문제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동맹들하고 같이 공조를 하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조치가 중국의 보복조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부는 산업부는 대외무역법과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통상법률에는 수출 통제와 관련한 근거 조항이 희박해, 수출 통제 조치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를 대비하자는 취지에서다.
안 장관은 역시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고, 상황에 따라 같이 공유하는 부분도 있고 입장이 다른 부분도 있다”며 “한중관계를 최대한 안정화시키려는 노력도 해나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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