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감리사 작업 절차 미준수 및 작업관리 미흡 등 원인
한전, 피해 접수 사항 손해사정 거쳐 5월 중 보상급 지급
2034년까지 송·배전설비 관리체계 전면 개선에 4조원 투입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해 12월 울산 남구 일대 정전을 발생시킨 옥동변전소 고장 원인이 시공사·감리사의 작업 절차 미준수, 작업 관리 미흡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 산업통상자원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산업통상자원부 옥동변전소 고장 원인 조사반은 18일 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 오후 3시 37분부터 5시 25분까지 1시간 28분간 울산 옥동변전소 고장으로 인한 정전이 발생해 울산 남구 일대 15만5000여 세대가 피해를 입었다.

산업부는 울산 옥동변전소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내부 파손 원인 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 8일 조사반을 구성해 이날까지 133일에 걸쳐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옥동변전소 고장 원인은 시공사·감리사의 작업 절차 미준수와 작업관리 미흡 등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GIS 교체 후 가스누기 보수 작업은 작업 구간 이외 밸브가 닫혀진 상태에서 진행돼야 하는데, 일부 밸브가 열려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절연가스(SF6)를 빼는 절차를 진행해 GIS가 파괴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조사반은 발생 가능한 고장 원인을 자재 결함·시공 불량·보수작업 등 3개 항목으로 분류해 고장 잔해물과 압력 데이터 확인 등 조사와 실증 실험을 거쳤다. 조사반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업 실수 방지를 위한 시공 및 감리 체계 강화와 작업절차 관리 강화 및 안전규정 준수 등을 권고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옥동변전소 현장 재점검회의에서 정전으로 인한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송·배전설비 운영 전반은 원점 재검토해 관리체계를 전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전은 오는 2034년까지 3조6000억 원을 들여 정전구간 축소를 위한 전력공급설비 이중화 체계를 구성하고, 설비상태 실시간 진단강화와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진단기술 도입에 4000억 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시공절차 표준화 및 공사제도 강화로 시공사 시공 품질과 기자재 제작품질을 향상하고, 오조작 방지시스템과 차세대 배전망 관리시스템(ADMS) 등도 개발·구축할 계획이다.

한전은 피해 접수된 사항에 대해 손해사정을 거쳐 5월 중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은 "이번에 엄밀하게 조사한 옥동변전소 고장 원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력 설비 관리 체계를 전면 개선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유지할 것"이라며 "한전의 정전 예방 투자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호당 연평균 정전 시간은 9.14분, 정전 횟수는 0.11회로, 6분을 기록한 일본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1년 약 15시간(891분)에 이르렀던 정전 시간을 99% 단축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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