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영향 미칠 전망…여전히 주가 상승 여력 충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월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해 온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난밤 4% 가까이 급락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 월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해 온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난밤 4% 가까이 급락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장보다 1% 가까이 하락한 7만8500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상승전환해 11시 25분 기준 1.14%(900원)오른 7만9800원에 거래 중이다. 

비록 하락 출발했지만, 빠르게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밤 미국 반도체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네덜란드 ASML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ASML은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신규 수주액이 3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46억3000만달러에 한참 못 미쳤음은 물론 직전 분기 대비 61% 급감한 수준이다. 

1분기 순매출은 전 분기 대비 27% 감소한 52억9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인 53억9000만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12억2000만유로로 전망치인 10억7000만유로를 상회했으나 전 분기 대비 40% 급감했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 재고 조정으로 TSMC와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신규 주문을 보류하면서 ASML 실적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ASML의 실적을 접한 시장은 지난 1분기 반도체 실적 둔화 우려에 대한 경계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 결과 엔비디아의 주가는 하루 만에 3.87% 빠졌고, AMD도 5.78%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주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역시 4.58% 급락했다. 업종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하루 만에 3.25%나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ASML 등 미국 반도체주 급락세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일시적 영향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견조한 업황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도 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15~20%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풀이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올해와 내년 AI 반도체 주문 증가와 선단 공정 기술 경쟁력 부각 등으로 점유율 회복이 시작될 전망”이라며 “특히 삼성 파운드리는 내년 양산 예정인 2nm 공정을 통해 TSMC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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