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미국계 빅테크 4개사(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가 국내에서 지난 1년간 9조 원대의 매출과 6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의 법인세는 국내 기업의 3% 수준에 그쳐 조세회피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9월 결산 법인인 애플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각각 7조5240억 원, 5599억 원을 기록했다.
6월 결산 법인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코리아)는 2022년 7월 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매출 1조3698억 원, 영업이익 639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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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마이크로스프트·구글·메타 등이 지난 1년간 9조원대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기업 대비 법인세 비용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 조세회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사진=구글 화면 캡쳐 |
12월 결산 법인인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653억 원, 65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유한회사의 최근 1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3242억 원, 6621억 원이다.
그러나 빅테크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이들이 실적이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운영하는 서비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수가 국내 대표 토종 애플리케이션(앱)보다 월등히 많지만 법인세는 미미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은 약 155억 원으로 네이버(4964억 원)의 3%에 불과했다. 구글코리아와 구글클라우드코리아, 구글페이먼트코리아 3곳을 합친 법인세 비용도 약 204억 원으로 네이버의 4%에 그쳤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MAU 3099만4500명을 보유한 메타의 국내 법인 페이스북코리아는 작년 법인세 비용이 50억7863만 원으로 네이버의 1%에 불과했다.
이들의 법인세가 낮게 책정되는 것은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로 산정되거나 미국 본사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이에 당국이 구글과 메타 등의 매출 산정 방식을 개선하거나 조세회피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인세 비용과 실제 납입액이 다를 수 있지만 외국계 디지털 기업의 매출 산정 규모를 고려하면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외국 디지털 기업이 조세회피를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부분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국이 외국 디지털 기업에 과세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외국계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국내 디지털 기업이 세금은 몇 배로 많이 내는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인 만큼 외국계에 과세하지 못하는 부분은 국내 기업에도 감면해주거나 지원금을 주는 등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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