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미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유통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한데 이어 내부 단속으로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26일 유통업계 양대 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임직원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가이드라인’ 등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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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롯데마트 양평점 전경/사진=롯데마트 제공 |
롯데지주는 지난 3월18일 계열사에 ‘근무 기본 가이드라인 준수’ 통지문을 발송했다.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으로 임원들의 주중 골프를 금하고, 주말을 포함해 해외 출장 일정을 잡는 것을 삼가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력사와 동등한 비즈니스 관계를 해치는 행동을 자제하고, 협력 관계 유지를 명목으로 과도한 친목이나 사교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윤리경영에 어긋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통지문을 통해 “경영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불요불급한 비용 집행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건전한 비즈니스 문화 조성 등 기존의 근무 기본 가이드라인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도 임직원들에 ‘회사 돈 골프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 법인카드 사용 최소화 지침도 내렸다.
‘골프 마니아’로 잘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지난달 취임 이후부터는 개인 SNS(인스타그램)에 골프 관련 게시물을 올리지 않고 있다.
다만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업무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회사 비용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 등은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몇 년 간 유통업계가 불황을 맞으면서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 등을 포함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원가 및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마트와 면세점 및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각 부문별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외신을 통해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고 성장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롯데마트의 경우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수익이 나는 점포에 집중하면서 실적을 개선했다. 롯데마트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4% 증가한 873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기록한 최대 규모의 흑자다.
이마트는 창립 31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합병도 추진한다. ‘통합 이마트’로 매입과 물류 등을 합쳐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ONE LESS CLICK’을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자사 이기주의와 불필요한 업무 중복 등이 대표적인 ONE LESS CLICK의 대상”이라며 “고객 가치 실현과 신세계그룹 전체의 이익이라는 궁극의 목표만 남기고 모두 덜어내 달라”고 당부했다.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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