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신세계 이마트 이어 다이소도 철수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내로라하는 우리 유통기업들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대륙(중국)’에서 발을 뺐다. 홈그라운드인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플랫폼들이 몸집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K유통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 수주한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조감도./사진=두산 제공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이마트에 이어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하스코’라는 이름으로 중국 현지에서 운영하던 매장을 지난해 상반기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중국에 진출한 지 12년 만이다. 하스코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베이징과 톈진 등에서 숍인숍 형태로 200여 개까지 점포를 늘려왔다. 

다이소는 가성비(가격 대비 좋은 품질) 제품을 균일가에 판매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장기 불황에 대형마트 등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때도 다이소는 1000·1500·2000·3000·5000원 균일가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국내 다이소 점포는 지난해 기준 1520여 개, 연매출은 3조 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17.5% 증가한 수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성다이소 영업이익은 9.4% 증가한 2617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들이 초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자 국내 대항마는 다이소란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2016년 말 사드 사태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다이소 역시 중국 현지 사업은 녹록치 않다고 판단해 끝내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도 중국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롯데그룹은 사드 사태 이후 2018년 현지 롯데마트 112개점 영업을 중단하고, 중국 기업에 매각했다. 이어 ‘중국판 롯데월드’라 불리던 랴오닝성 선양의 ‘롯데타운 테마파크’ 프로젝트도 현지 법인에 저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남은 현지 사업장인 청두 롯데백화점 역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신세게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 점포 이후 한때 28개까지 매장을 늘렸으나,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드 보복까지 휘몰아치면서 2017년 말 남아있던 6개 점포를 모두 매각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적자나는 현지 사업을 접었지만, 중국 플랫폼들이 한국에서 영역을 확장하면서 우리 유통기업들은 여전히 비상사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한국인 앱 이용자 수는 쿠팡에 이어 지마켓(옥션 포함) 836만 명, 알리익스프레스 808만 명, 11번가 745만 명, 테무 660만 명 순이다. 지난 3월만 보면 알리(887만 명)와 테무 (829만 명)가 쿠팡에 이어 각각 2, 3위에 올라 지마켓과 11번가 등을 제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케이베뉴(K-venue)’를 만드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 알리바바는 한국에 3년간 11억 달러(1조5000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우리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알리와 테무 등을 대상으로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상반기 안에 조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개보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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