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반영된 삼성물산·현대건설 실적 '굿'
대우·대림 등 주요 건설사, 불황 여파 고스란히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건설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여부에 따라 실적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삼성물산, 현대건설은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그 외 주요 건설사들은 일제히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 삼성물산이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에 828m(160층) 높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시공하는 모습./사진=삼성물산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올해 1분기 매출 5조5840억 원, 영업이익 337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1.0%, 15.4%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매출 8조5453억 원, 영업이익 250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7%, 44.6% 증가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인 매출 7조6401억 원과 영업이익 2031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면서 이목을 끌었다.

◆ 해외수주 따라 실적 엇갈려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을 가른 포인트는 해외 수주에 있다. 

삼성물산은 1분기 해외 사업에서 2조54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카타르 태양광, 사우디 네옴 터널, 아랍에미리트(UAE) 발전소 화재에 따른 충당금 등이 반영됐다.

현대건설은 해외 수주에 가장 앞선 건설사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1분기 해외 매출 약 2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및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의 대형 해외 사업들을 따내며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 해외 수주 여부, 건설사 실적 좌지우지

반면 두 건설사를 제외한 주요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불황 여파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날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2조 4873억 원, 영업이익 114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6%, 영업이익은 35.0%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1388억 원 대비 하회하며 부진했다.

GS건설은 1분기 매출액 3조710억 원, 영업이익 710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55.3% 하락했다.

아직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도 불황 여파를 맞아 1분기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건설사들은 모두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높고 해외 사업이 없거나 그 비중이 매우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 청약 시장이 침체되고 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얻어붙은 건설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어 건설사 부진도 당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주로 인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내 건설 경기가 살아나야 건설사들이 활기를 띌 수 있다"며 "일시적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외 사업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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