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윤상현에 유승민·안철수 출마의지…한동훈도 주목
‘친윤’ 원내대표 불가론 확산에 3일 예정된 경선 한주 연기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4‧10총선 참패에 구인난을 겪고 있음에도 당 대표 경쟁만큼은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윤 지도부가 총선에서 참패해 당내 ‘비주류 입김'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원내대표의 경우 극심한 ‘여소야대’ 탓에 유력 후보조차 출사표를 머뭇거려 경선이 연기되는 등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일, 총선 참패 수습과 전당대회 관리를 위해 전국위원회를 열고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출범했다. 비대위는 '관리형'으로 쇄신보다 전당대회 준비에 주력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지도부 선출을 본격화함으로써 당권 도전자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특히 비주류로 알려진 ‘비윤계’의 등장이 주목받는다. 

   
▲ 이헌승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장이 5월 2일 제12차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들이 당권에 도전하는 배경에는 친윤에 유리한 현행 전당대회 룰이 개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총선 참패로 친윤에 대한 비토가 거세짐에 따라 전당대회에 대통령실의 영향력이 더 이상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력 당권주자로는 지난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좌절을 경험한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과 안철수 의원이 거론된다. 이들은 친윤과 맞선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번 총선에서 5선을 달성한 나 당선인은 사실상 유력 주자로 꼽힌다. 다만 최근 친윤과 엮이고 있어 당권 도전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따라서 나 당선인은 나경원-이철규 연대설에 대해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즉각 반발하며 친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수도권에서 4선을 한 안철수 의원도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다만 안 의원은 현재 당권 도전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차기 대권주자로서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윤계이자 당내 비주류의 도전도 주목받는다. 최근 총선 참패에 쓴소리를 가한 윤상현 의원과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적 탄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들은 현재 수직적 당정 관계를 타파하고 당 쇄신을 이끌 적임자로 여겨진다.

아울러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이목이 쏠린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의 주역이라는 지적이 있는 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을 대신할 인물이 없다는 의견이 충돌하며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대표 후보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면, 22대 국회에서 당의 전략을 이끌 원내사령탑은 여전히 인물난을 겪고 있다. 

극심한 여소 야대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두고 거야와 협상을 펼쳐야 해 부담감이 막대하다는 이유다. 또 ‘찐윤’ 이철규 의원이 유력 주자로 몸풀기에 나서고 있어, 도전장을 내밀기 어려운 것으로도 파악된다. 

아울러 최근 친윤계에서도 총선 참패에 친윤 원내대표 불가론이 부상하자 이 의원 조차 출마를 공식화 하지 못해 구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윤계로 알려진 배현진 의원이 지난달 30일 총선 참패에 반성과 성찰을 언급하며 이 의원의 출마를 반대한 바 있다.

이에 오는 3일 원내대표 경선이 예정됐음에도 출사표를 던진 후보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아 경선 일정이 연기되는 등 구인난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원내대표의 경우 국회의원들이 선출하기 때문에 의원들이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에 쉽게 도전장을 내밀지 못할 것”이라며 친윤인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는 한 구인난은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경쟁이 치열한 것에 “총선 참패로 비윤이자 비주류의 영향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면서 “전당대회 룰 수정을 고려한다면 원내대표 선거와 달리 비주류여도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