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불법 공매도 혐의로 5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사전 통지했다. 국내 증시 최고의 쟁점 중 하나인 불법 공매도 문제에 대해 당국 또한 피치를 올려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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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불법 공매도 혐의로 5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사전 통지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4일 금융당국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CS 싱가포르 법인과 한국 법인 등 2곳에 불법 공매도 혐의로 5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검사 결과 사전 통지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는 CS에만 500억원대 과징금이 통지됐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조사가 끝나고 난 이후에는 IB 10곳에 1000억원 이상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도 낮지 않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단, 과징금 등의 제재 수위는 금감원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는 사항이다.
당국의 강공 흐름은 이미 작년부터 포착되고 있었다. 작년 10월 증선위는 560억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도 사실이 발각된 BNP파리바와 HSBC에 대해서 26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수준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편 현시점 전면 금지된 상태인 공매도가 언제 어떻게 재개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높은 관심이 유지되고 있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야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내심 재개 시점이 늦어지길 바라는 여론이 많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시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른바 ‘글로벌 스탠다드’와 멀어진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추진해 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일선 기업들이 한쪽에서 ‘밸류업’에 나선다 해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에 구축할 불법 공매도 중앙차단 시스템(NSDS)를 공개하기도 했다. 공매도를 주문할 기관투자자들의 무차입 공매도를 상시 탐지해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시간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기관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외국계 투자은행(IB) 등으로부터 잔고 내역 등을 보고받도록 의무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과 시행령 변경 등이 필요한 점도 재개시점을 늦추는 요소가 될 만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를 목표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실질적인 처리가 22대 국회로 넘어간다면 공매도 재개 시점 또한 늦춰질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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