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윤 이철규 불출마에 원내대표 이종배·추경호·송석준 친윤으로 3파전
영남정당·용산 출장소 탈피 숙제지만 영남 59석 추경호 원내대표 유력
원내대표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영남·친윤 원내대표 당 쇄신 제동 우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원내대표 구인난을 극복한 국민의힘이 오는 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이종배, 추경호, 송석준 의원으로 3파전이 치뤄진다. 복수의 의원들이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지만 이들 모두 '친윤'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당의 당면 과제인 수직적 당정 관계 청산 등 쇄신안이 등한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8일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를 진행한 뒤 9일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할 방침이다. 당 안정과 혁신을 이끌고 있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는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 비대위 출범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원내대표가 당연직 비대위원으로 참여하는 만큼 원내대표 선출을 비대위 출범보다 우선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이 원내대표 선출을 기점으로 쇄신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당 내부에서는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거세지는 총선 참패론에 '찐윤' 이철규 의원의 출마가 좌절됐지만, 원내대표 후보 모두가 친윤으로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이유다.

   
▲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로 (왼쪽부터)이종배, 추경호, 송석준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사진=각 의원 SNS캡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세 의원은 이철규 의원 대비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 하지만 모두 윤석열 정부와 관계가 있어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정책총괄본부장을 지냈으며,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 송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따라서 친윤계인 이들이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총선 참패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부 책임론'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친윤계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전당대회 룰 개정 등 혁신안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친윤 원내대표의 탄생은 국민의힘이 영남정당, 용산 출장소라는 이미지를 고착화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영남 중진인 추 의원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를 극복할 방안으로 영남정당에서 벗어나 수도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 '용산 출장소'라는 오명을 벗어야 하는 것도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영남 출신이자 친윤인 추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유력해 당면 과제인 영남정당 탈피와 당정 관계 재정립이 실현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을 때 당연직 비대위원인 원내대표가 국민 눈높이에서 쇄신을 말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원내대표의 역할이 당 쇄신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후보로 나와계신 분들 중 과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이 계시는지가 의문"이라면서 "(이들은) 그동안 정부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왔던 분들이라 당 쇄신을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가 전혀 들지 않는다"라며 친윤 원내대표 탄생은 당의 쇄신 시도를 가로막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