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1년 9개월만에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전반적으로 궁금증을 다 풀지 못한 아쉬운 자리였다는 평가가 높다.
마지막에 질문을 2개 더 받아 총 20개의 질문이 나왔지만 시간 자체가 70여분으로 제한되어 대체적으로 정돈된 현안들만 질문이 나왔다.
회담 성사와 관련한 비선 논란과 이재명 대표와의 후속 영수회담 등 핵심 의제로 전망됐던 이슈들이 질문도 답도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고, 검찰 조사와 관련한 김 여사의 입장 또한 밝혀지지 못했다.
총선 전후로 줄곧 얘기 나왔던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질문도 없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대북관계 질문도 나오지 않았다. 경제 분야에서는 민주당 대표공약인 민생지원금에 대한 질문도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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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위해, 각자 손을 높이 든 기자단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기자회견 시간이 워낙 제한적이었다는 맹점을 감안하더라도, 마치 사전에 짜여진 각본이 있는 것 같은 진행이었다.
채상병 사건의 경우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일종의 '격노'를 일으켰다는 의혹, '국방부 수사 결과를 질책했다는 외압 의혹'을 묻자 무리한 작전 수행에 대해 당시 국방부 장관을 질책했다는 식으로 답하면서 정확한 답변을 피해 갔다. 동문서답의 답변만 밝힌 것이다.
정치 분야에 이어 2번째로 진행된 외교안보 분야의 경우, 외신 4곳에만 질문 기회가 주어져 다른 국내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지들만 질문해 다른 기자들의 의아함을 더했다.
국내 지역언론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 출입 지역언론 40개사 중 1곳만 이번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수 있었다. 지역기자단이 따로 입장문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을 정도다. 인터넷신문사 등 비풀단의 경우, 역시 1곳만 질문했다.
윤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을 치른데 이어 10일 내내 민생 행보에 주력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대문구 독립문 인근에 형성된 영천시장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한데 이어, 청계천을 방문해 산책 나온 직장인 등 시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 상인들,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물가 등 민생에 대해 의견을 상세하게 청취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과의 소통, 야권과의 소통에 힘쓰겠다면서, 이튿날 민생 행보를 펼치면서 이러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으로가 관건이다. 기자회견에서 다 밝히지 못한 여러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확장해야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