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힘입어 이자수익↑…"비이자이익 확대 주력"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11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미 일부 지방은행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둔 카뱅이 곧 모든 지방은행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 111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1019억원 대비 약 9.1%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으로 '대출자산 확대'가 크게 기여했다. 특히 정부 주도의 대환대출 플랫폼이 본격 개시하면서 대출 갈아타기(대환) 목적의 고객이 대거 유입된 모습이다. 

   
▲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11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카뱅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1분기 말 여신잔액은 41조 30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약 2조 6000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 주담대 잔액이 전년 말 9조 1000억원에서 올 1분기 11조 8000억원으로 3개월 새 약 2조 7000억원 늘었고, 전월세대출도 12조 2000억원에서 12조 4000억원으로 약 2000억원 늘었다.

이는 대환 목적의 고객 자산이 크게 늘어난 덕분인데, 대표적으로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약 62%가 대환 목적으로 실행됐다. 지난해 신규 취급액의 약 50%가 대환 목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전월세보증금대출도 대환 비중이 45%를 점유했다. 

대출자산 확대에 힘입어 카뱅의 순이익은 이미 일부 지방은행을 앞지른 상황이다. 지방은행권의 올 1분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BNK부산은행 1252억원 △BNK경남은행 1012억원 △DGB대구은행 1195억원 △광주은행 731억원 △JB전북은행 5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경남·광주·전북 은행은 이미 앞질렀고, 부산·대구 은행과의 격차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은 충당금 적립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은행권을 카뱅이 따라잡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고금리 여파에 따른 지역 부동산 경기 부진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카뱅도 당분간 대출사업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가기 보다 현행 유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카뱅은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발맞춰 올해 연간 여신 성장률을 20% 내외로 제시했다가 이번에 10% 초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김석 카뱅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8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정부 방침을 수용하기 위함"이라며 "올해 여신 성장세가 하반기에는 지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돼 연간 기준 10%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대출 성장 목표치는 대출이동제를 통해 대환 목적으로 유입된 대출 물량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부연했다.

증권가에서는 호평을 내놓으면서도, 대손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금리 대출 취급규모가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대손 부담은 다소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누적적 자산성장에 따른 실적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이나 순이자마진(NIM) 둔화와 대출성장률 하향 고려 시 이익 증가 탄력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신 전략 변화로 자금 조달 필요성이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수신은 크게 증가했다"며 "이러한 초과 조달분은 채권, 수익증권 등 유가증권으로 운용되므로 해당 성과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카뱅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수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여신 관리와 자금운용 기능을 강화해 성장을 이어가겠다"며 "압도적 트래픽을 토대로 수수료 및 플랫폼 사업의 수익원 다각화와 높은 성장을 시현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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