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복위 재무상담·고용정책 연계해 연체 재진입부터 막아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대출 연체를 경험한 대출자(차주)가 1년 뒤에도 연체 중일 확률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이들 대출 연체자의 연체 지속 시간 및 빈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이 0.42%를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거시건전성 차원에서 연체 현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논단 '가계부채 연체의 지속성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차주 중 2% 미만이 연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출 연체를 경험한 대출자(차주)가 1년 뒤에도 연체 중일 확률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연구원이 2019년 1분기~2023년 3분기에 걸친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대출 연체자(담보대출+신용대출+정책자금대출 연체 모두 포함) 중 30일 이상 연체자의 비중은 월평균 1.7%에 불과했다. 90일 이상 연체자는 1.3%, 120일 이상 연체자는 1.2% 등이었다. 연체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연체자 비율이 줄어드는 양상이다. 

하지만 연체를 경험한 차주가 1년 뒤에도 연체 중일 확률은 '절반'에 육박했다. 30일 이상 연체 중인 차주가 1년 뒤에도 여전히 연체 중일 확률은 48.7%에 달했으며, 2년 뒤에도 연체 중일 확률은 31.8%를 기록했다. 90일 이상 연체 중인 차주가 1년 뒤에도 90일 이상의 연체를 보유할 확률은 52.1%, 120일 이상 연체 중인 차주가 1년 뒤에도 120일 이상의 연체 중일 확률은 54.2%로 추정된다.

논단을 집필한 김현열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체를 경험할 확률 자체는 낮을지라도, 한 번 연체를 경험한 차주는 1년 후에도 여전히 연체 상태일 확률이 절반 가까이 된다"며 "그 확률은 오히려 극심한 연체에 처해있는 차주일수록 높아진다고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가 한 번 발생하면 장기간 지속되거나 특정 기간 중 수차례 반복 발생할 경우, 1~2년 이후에도 연체 상태일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령 30일 이상 연체를 겪은 차주의 약 78%는 표본 기간 중 연체를 한 번 겪는 것에 그쳤지만, 나머지 22%는 2회 이상 연체를 경험했다. 90일 이상 연체를 겪은 차주로 추정하면 2회 이상 연체를 겪는 차주의 비율도 14%에 달했다. 

김 연구위원은 "연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매우 소수의 차주에 한해 드물게 일어나지만, 한 번이라도 연체를 겪는다면 해당 차주는 비교적 장기간, 반복적으로 연체에 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연체로 대변되는 극심한 어려움이라는 상황이 소수의 차주에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연체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연체의 지속성을 고려해 연체자에 한해 연체 상태로의 재진입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이다. 가령 신용회복위원회가 제공 중인 △채무조정 이용자 대상 신용교육 △금융-고용 원스톱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재원 낭비 및 차주의 도덕적 해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 정책에 대한 주기적 성과 평가 및 프로그램 개선을 병행하고, 연체자에 대한 질적정보 수집을 병행할 것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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