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일본 정부도 수 차례 이번 행정지도에 지분매각이라는 표현이 없고, 경영권 차원의 언급이 아니라고 밝힌 만큼,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구조와 관련되어 네이버의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5월 14일 브리핑 발언)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체제를 확보하는 것이 (행정지도의) 목적입니다. (행정지도에는) 지배적 자본 관계도 포함해 과제가 있습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장관 5월 14일 각의 후 취재진 만나 밝힌 발언)
지분율 50 대 50.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에 불거진 일본 대표 메신저 '라인야후'(LINE yahoo) 사태가 장기전으로 넘어갔다. 관건은 향후 사태 당사자인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협상 결과를 유리하게 이끌어내느냐에 달리게 됐다.
실제로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지분을 과반 확보하는 것이 대전제"라고도 말했다. 네이버 또한 이틀 뒤인 지난 10일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양국 정부가 관망하는 모양새라, 당분간은 '네이버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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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비자가 일본어로 쓰여진 라인페이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라인 홈페이지 제공 |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1차 보고서를 지난 4월 제출했지만, 일본 총무성이 추가 행정지도를 내면서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를 오는 7월 1일까지 내야 한다. 앞으로 최소 6주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문제는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요구안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시스템 분리, 자본 관계 재검토(지분 조정)을 핵심으로 삼아 정부 행정지도를 낸 것이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의 사이버 보안 대책이 미흡하다고 보고 '경영체제 개선'(지분 조정)을 요구했고, 이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네이버를 대신해 나선 건 대통령실이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틀 연속 브리핑을 연 지난 14일, 위와 같이 말하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어떠한 차별적 조치나 기업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면밀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작 사태 당사자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보다는 한일 양 정부가 내는 메시지에 힘이 실린 모양새다. 다만 대통령실 메시지는 지분매각 개념을 분리해 정보보안 강화 대책만 강조했고, 일본 총무성은 지분매각에 대해 여지를 남기면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장관은 지난 14일 각의를 마친 후 일본 취재진을 만나 행정지도의 목적을 개인정보 보호라고 짚으면서도, 라인야후의 지분 조정 자체를 '추후 과제'라고 보는 일본 정부의 인식을 드러냈다. 지분 조정이 일본 정부 행정지도의 숨겨진 목적이라고 읽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선을 긋고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을 만나 "라인야후가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제출할 행정지도 답변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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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사진=연합뉴스 |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가 일본 정부에 제출할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는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고 조치를 하려고 하더라도 민간 기업의 지분 조정은 당사자끼리의 협상에서 결정된다. 결국 라인야후 지주자 A홀딩스 지분을 정확히 절반씩 보유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지분 거래와 관련해 어떤 카드를 주고받느냐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정부는 라인야후가 일본 정부에 자본구조 변경을 제외한 정보보안 강화 대책을 제출하고자 한다면 네이버에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며 "필요시 우리나라 관련 기관의 기술적, 행정적 자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