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북한이 17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새로운 유도기술인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 탄도미사일 시험사격이라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18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에 자치유도항법체계의 정확성과 믿음(신뢰)성이 검증되었다"며 "무기체계의 기술고도화를 위한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험사격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치유도항법 체계의 독자적 개발과 성공적인 도입에 대만족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주장한 전술 탄도미사일의 '자치유도항법체계 진전이란, 기존 전술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유도 성능을 개선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개선했고 항법·사거리·탄착 오차 등 결과가 어떤지에 대해선 확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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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7일 국방공업기업소를 찾아 생산활동을 료해(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2024.5.18./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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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오후 3시 10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고, 30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17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미국인이나 미국 영토 또는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영향을 확인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러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재래식 무기 및 핵무기 대량생산체계를 공개해 대중 및 대러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중러 정상회담 기간 무기생산을 공개하고 미사일을 쏜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국, 러시아와 더불어 공동전선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중러에 중견 핵보유국 위상을 환기시키는 의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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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7일 국방공업기업소를 찾아 생산활동을 료해(점검)했다고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2024.5.18./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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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김정은의 화성-18형 생산공장 방문까지 공개하고 나선 것은 중러에 다종화된 미사일 생산국 이미지를 심고, 전쟁 수행능력을 과시하는 것으로, 향후 북러 정상회담에서 확실하게 핵보유국 지위 인정 발언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전술 탄도미사일 사격시험 당일에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했으며, 이를 계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8형 발사차량을 대거 공개했다. 화성-18형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으로 미국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러가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북위협론을 합의한 시점에 대미 핵억제력의 상징인 화성18형 발사차량을 생산하는 국방공업소를 방문했다"고 지적하고, "중러의 변함없는 지지 속에 신냉전 구도를 활용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지속될 것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북한이 예고된 2025년까지 2차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게 될 경우, 2017년 1차 핵무력 완성 선포 시보다 질량적으로 증대된 핵무력을 바탕으로 전략적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문제의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