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페인트·삼화페인트공업·참길·현일·퓨어하임·칼리코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객관적 근거 없이 자사 페인트 제품에 라돈 저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국내 6개 페인트 사업자가 공정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 (왼쪽부터) 삼화페인트공업 인플러스 라돈가드 제품 홈페이지 광고 내역, 참길 액티바707 제품 포장 표시./사진=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는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공업, 참길, 현일, 퓨어하임, 칼리코 등 6개 페인트 사업자의 부당 표시·광고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공표명령 포함)을 부과하고, 참길에 대해서는 과징금도 함께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6개 페인트 사업자는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라돈 차단', '라돈 저감', '라돈 방출 최소화' 등으로 표시·광고했다. 

이들은 '콘크리트, 시멘트, 석고면의 라돈 방출 최소화'와 '적용처 실내, 천장, 벽면, 주방, …' 등 표현을 통해 건축물 소재 등 다양한 환경적 요소의 변화와 무관하게 그 효과를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또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라돈가스를 저감',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 '거주 공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물질로 꼽히는 물질이 바로 라돈' 등 문구를 함께 제시해 라돈의 유해성을 강조했다.

특히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공업, 퓨어하임 등 3개 사업자는 라돈 저감 효과를 나타내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 사업자가 실증자료로 제출한 시험성적서들은 건축자재 시편에 대해 라돈 저감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된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방법으로 라돈 저감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한 해당 시험성적서는 사업자들이 임의로 제출한 시료에 대한 시험 결과이므로 객관성이나 타당성이 담보되지 않으며, 시험성적서에도 '본 시험성적서의 내용은 의뢰인이 제출한 시료에 대한 시험결과로서 홍보, 선전, 광고 및 소송용으로 사용될 수 없다' 등 내용이 주의사항으로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제품 매뉴얼을 준용해 자체 시험한 결과, 콘크리트 등 일부 건축물 소재에서 라돈 저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등 사업자들의 표시‧광고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건축자재 시편에 대해 라돈 저감 효과를 평가하는 공인된 시험방법이나 공인시험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정위는 일반 소비자의 경우 사업자가 제시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해당 표시‧광고를 접한 일반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통해 건축물 소재 등 환경적 요소와 무관하게 표시‧광고상의 라돈 저감 효과를 보편적으로 누릴 것이라고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또한 지난 2018년 라돈 매트리스 사건 등으로 라돈 유해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사업자들이 라돈 저감 효과를 제품의 특수한 성능 중 하나로 강조함에 따라, 해당 표시‧광고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공업, 현일, 퓨어하임, 칼리코 등 5개 사업자에 대해 향후금지명령과 공표명령(10일) 등 시정명령을, 심의일까지 표시·광고를 지속하고 관련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큰 참길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2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 건강‧안전과 관련한 불안 심리를 이용해 제품 성능을 거짓‧과장한 표시‧광고 방법으로 전달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함으로써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민 생활에 불편을 끼치는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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