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건설사들의 재건축 수주가 크게 줄면서 현재 우리나라 건설 경기 불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분기 10대 건설사 중 3곳만 재건축 사업에 나서면서 국내 건설 경기가 계속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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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221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5574억 원에 비해 28% 감소했다.
특히 건설사 중점 분야인 민간 부문 수주가 크게 줄었다. 1분기 민간 부문 수주액은 22조212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2% 줄었다. 같은 기간 공공 부문은 12조147억 원으로 5.9% 줄어 민간 부문보다는 감소세가 약했다.
공종별로 보면 건축이 전년 동기 대비 27.4% 줄어든 20조5880억 원, 토목은 29.0% 줄어든 13조633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분기 국내 상위 건설사 10곳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4조5242억 원과 비교해 12%가량 감소했다. 2년 전 6조7786억 원과 비교하면 40% 감소했다.
상위 10개 건설사 중 7곳은 1분기에 단 한 건의 정비사업도 진행하지 않았다. 대형 건설사 중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만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총 2조3321억 원 규모로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구체적으로는 부산 촉진 2-1구역 재개발(1조3274억 원)과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 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 원),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38억 원) 등이 대상이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7740억 원)와 성남중2구역 재건축(6782억 원) 등에서 1조4522억 원 규모 사업을 수주했으며, SK에코플랜트는 미아11구역 재개발로 2151억 원의 규모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가 줄어든 것은 공사비 상승이 지속되면서 사업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건설사들이 금융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신중해지면서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줄어든 탓도 있다.
또한 저층 단지가 많아 재건축을 통한 수익이 많이 발생하던 과거와 달리 고층 아파트를 재건축하면 수익이 그 만큼 줄어들어 무리하게 사업을 새로 시작할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도시정비사업을 촉진하고 건설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가지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비사업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대내외 이슈들로 매년 가격이 오르면서, 최초 시공계약을 체결했을 때의 공사비와 큰 차이가 발생하는 등 건설사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공사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조합 측 요구 수용 문제 등도 많아 사업성 판단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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