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4일 저녁,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앞치마를 두른 윤석열 대통령은 소고기를 굽고 계란말이를 썰고 김치찌개를 완성해 직접 돌리는 등 음식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바로 이날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잔디마당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고 "여러분들한테 아마 후보 시절에 '집사부일체' 때 나온 계란말이와 김치찌개를 대접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벌써 2년이 지나도록 못했다"며 "오늘도 양이 많아서 제가 직접은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 운영관한테 레시피를 적어줘서 이것대로 하라고 했으니까 이따가 제가 배식은 해 드리겠다"며 출입기자단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
|
|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취재진에게 김치찌개를 배식하고 있다. 2024.05.24. /사진=대통령실 제공 |
이날 기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각 테이블에 윤 대통령의 김치찌개 레시피를 직접 소개한 내용이었다.
짧은 인사말을 마친 윤 대통령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직접 소고기 코너를 맡아, 몰려든 기자들 앞에서 고기를 구우며 일일이 대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복 상의를 벗고 셔츠를 걷어붙인채 양손에 흰장갑을 끼고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고기를 굽고 자르기 바빴다.
또한 얼굴이 빨갛게 익은 채 세심한 손길로 김치찌개를 마무리 하고 기자들에게 담아주는 모습에서, 음식 요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심과 열의가 엿보였다.
계란말이 또한 윤 대통령 특유의 손길로 만들기 시작했다. 오후 6시 30분경 진행자가 "여기서부터 세밀한 신공입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윤 대통령은 좌중의 박수를 받으며 계란말이를 직접 완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큰 계란말이를 하나하나 얇게 썰어가며 수십개의 자그마한 계란말이를 만들자마자, 기자들이 몰려와 순식간에 없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레시피로 만든 김치찌개는 '매칼'하면서도 김치찌개의 기본을 모두 담은 완성된 맛이었다.
음식 조리 및 배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의 건배 제의에 이어 기자단이 착석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인사를 다녔고, 테이블별 기자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에 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모임과 관련해 "종종 합시다"라고 수차례 말했고 "좀 더 드세요"라며 식사를 권하기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다음에 저기 좀 한번 해야겠군, 영빈관에서"라며 장소를 바꿔 기자들과 식사 자리를 가질 뜻을 밝히기도 했다.
|
|
|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다. 2024.05.24. /사진=대통령실 제공 |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으로 "이렇게 분위기 좋은 것을 미리 자주 할 걸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자주 하겠다"며 "두 시간이 사실은 금방 간 것 같다, 여러분과 좀 더 거리를 좁히고 또 여러분과 시간을 더 많이 갖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고 있고, 국내 국정 기조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언론도 좀 더 글로벌 취재, 국제뉴스를 더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 기자 여러분들의 연수, 취재 이런 기회를 좀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분위기 좋은 이런 자리 자주 더 만들겠다고 약속드린다"며 "결국은 언론 때문에 저와 우리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지금 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서 여러분들과 더 공간적으로 가깝게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서, 또 여러분들의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약속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단과 식사를 함께 한 것은 지난해 5월 2일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에 예고 없이 등장한 후 1년 만이다.
이날 만찬은 윤 대통령이 언론과 격의 없이 편안하게 소통하겠다는 차원으로 마련한 자리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진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 차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