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30일 22대 국회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28일 오후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이 부결되면서 여야가 극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원 구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관건은 상임위원장 배분이다. 그 중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 및 운영위원회가 핵심이다.
법사위는 모든 상임위원회의 최종 관문으로, 법사위원장은 특정 법안을 본회의에 올릴 건지 또는 법사위에 계속 묶어둘지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운영위원장은 대통령실을 관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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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2024.05.13.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현재 민주당이 총 18개 상임위 중 11개를, 국민의힘이 나머지 7개를 가져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은 물론이고 운영위원장까지 포함해 최소 11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일부 강경파는 모든 상임위원장을 갖고 와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에 따라 원내 1당 민주당이 차기 국회의장을 선출하는만큼 원내 2당인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확보해야 하고, 운영위원장 또한 집권여당이 맡아온 것이 관례라고 맞서고 있다.
실제로 헌정사를 보면, 법사위원장은 2004년 17대 국회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고 원내 2당이 맡아왔다. 운영위원장의 경우 예외 없이 집권여당이 가져갔다.
문제는 시한이다. 여야는 지난 13일부터 원 구성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고, 국회법상 6월 7일까지 원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6월 5일 열릴 예정이고, 그로부터 이틀 뒤인 7일이 원 구성에 대한 협상 데드라인이다.
만약 여야가 원 구성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해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도 있다.
원 구성에 있어서 여야 간 입장 차이는 팽팽하지만, 협상 여지가 상당히 좁고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모양새다. 이미 민주당은 단독개원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지난 27일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가 이미 지난달 13일부터 협상을 시작해서 2주가 됐다"며 "(국회법상) 원 구성 협상을 끝낸 뒤 6월 7일에 발표를 하라는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하고 나섰다.
채상병특검법 등 현안으로 인한 극한 대립은 뒤로 하더라도,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 여야 갈등은 원 구성에서부터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