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인한 건전성 부담 및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과 사업 지연 장기화 등에 따라 부동산 PF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OK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한 단계 내렸다. 한기평은 2021년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로 올린 지 약 3년 만에 등급을 BBB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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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OK저축은행 |
한기평은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재무건전성 유지에 부담 요인인 점과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은 2조353억원으로 총대출의 17.3%, 자기자본 대비 134.7%에 달했다.
본PF 대출은 9498억원, 브릿지론은 1조855억원으로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 비중이 높고, 본PF도 시공사가 중소형 건설사인 데다가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비중이 약 40%로 준공·분양리스크가 높은 점이 지적됐다.
부동산 PF 관련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 고정이하여신비율, 연체율은 각각 83.1%, 20.2%, 18.0%로 나타났다. 2022년 말 각각 72.2%, 3.2%, 3.9% 대비 크게 상승했다.
한기평은 지난달 4일 바로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브릿지론 부실화가 본격화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바로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은 7153억원, 총대출의 48%, 자기자본 대비 320%에 달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15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렸다. 나신평은 강등 이유로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 저하 △고금리 지속 및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자본적정성 지표가 경쟁사 대비 열악한 수준 등을 꼽았다.
또 나신평은 같은달 25일 KB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 4개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린 바 있다. 나신평은 이들 저축은행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거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가 200%를 상회해 등급전망을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K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충당금 적립·대손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 9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0.8%로 떨어졌다. 같은 시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1%로 3년 전 1.6%에서 크게 상승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율 역시 266.5%로 높게 나타났다.
대신저축은행(-440억원), 다올저축은행(-82억원), 애큐온저축은행(-633억원) 등도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대신저축은행과 다올저축은행은 자기자본 대비 245.9%, 225.0% 수준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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