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경제 법안 처리가 ‘0’건으로 마무리 된 가운데, 제 22대 국회에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경제 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열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5건의 법안이 통과 됐지만, 경제 관련 법안은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경제 법안 대부분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해 그대로 폐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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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낀 국회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특히 반도체·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에 시설 투자하면 15~25%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K칩스법의 경우,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가장 시급한 경제 법안으로 꼽힌다.
일몰을 올해 말에서 오는 2030년까지 연장하자는 게 주된 내용이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국회에서 발의되는 법안과 별개로 세법 개정을 통해 올해 안에 K칩스법을 3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유출이 빈번해진 상황에서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예방하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 역시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법안으로 꼽힌다. 해당 법안은 여야 간 이견이 적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법사위가 열리지 않아 불발됐다.
이 법안은 기술유출에 대한 벌금을 현행 15억 원 이하에서 최대 65억 원으로 올리고, 해외로 기술을 고의로 유출한 범죄자에 대해 가중 처벌을 가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돼 있었지만, 21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외에도 산업단지를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 특별법)’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에 관한 법률(AI 기본법)’도 새로 출범하는 국회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재계가 22대 국회에 바라는 입법 과제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대다수의 기업들은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 강화, 연장근로 관리 단위 확대 등이 조속히 처리되길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더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는 매월 2일의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받고 있고, 온라인 구매 배송도 동일하게 규제받고 있는 점도 개선돼야 할 과제로 꼽았다. 온라인 채널과의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소비자 불편도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로시간 조정 역시 재계의 과제로 꼽힌다. 주요국은 연장근로시간을 월(月)‧년(年) 단위로 유연하게 관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주(週) 단위로 관리하고 있어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의 경우 21대 국회에서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위한 입법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21대 국회의 입법 활동이 노사관계 선진화와 경제활력 회복보다는 노동권 및 개별근로자 권리보호 강화에 편중됐음을 비판했다.
이에 따라 경총은 22대 국회가 ‘노사관계 선진화’와 ‘경제활력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입법 활동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활성화 법안은 단지 기업만을 위한 법안이 아닌 민생을 위한 법안과 마찬가지”라며 “새로 출범하는 22대 국회에선 여야가 진영 논리에 매몰되기 보단 국가 경제를 위한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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