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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
반도체경기 회복되는데, 파업 악재로 먹구름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이 파업으로 중대한 타격을 받을 것인가?
세계 반도체경기가 회복되는 변곡점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노조 파업으로 반도체라인이 멈출 수도 있는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부문에서 15조원대의 천문학적인 적자에 허덕였다. 용궁까지 갔던 삼성 반도체사업이 겨우 살아나고 있는 데 노조가 극단적인 파업카드를 던지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노조의 투쟁드라이브는 삼성그룹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지난 29일 파업을 선언하고, 6월 7일 하루 연차를 쓰라는 지침을 노조원들에게 내려보낸 것은 적지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삼노 노조원은 총 2만8000명으로 전체 직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반도체사업부에 소속돼 있다. 노조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 노조원들이 이날 연차를 쓰면 반도체 라인가동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루연차 투쟁이지만, 사측과의 협상에 따라 총파업까지 강행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 수년간 극심한 불황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다. 다시금 호황의 물결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노조의 강성투쟁은 백해무익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 적자를 낸 반도체 노조원들이 파업을 벌인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며 “지금이 파업할 때인가?”하며 반문하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1억2000만원대에 달한다. 국내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이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고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중소기업들 근로자들에 비해 최상급의 대우를 받으면서도 파업에 돌입하려는 것은 지나치다. 살아나는 반도체 경기의 불씨를 꺼버릴 수도 있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강성투쟁이 이어지면 자칫 노사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
15조 적자냈는데 파업이라니...자충수이자 노사공멸 위기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벌어진다면 55년만의 파업을 벌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무노조 삼성주의는 문재인정권의 가혹한 탄압과 최고경영자등 구속으로 깨졌다. 문재인정권은 민노총과 공동정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민노총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정책과 행정 입법에 충실히 반영했다.
전삼노의 파업은 국내 최고기업 삼성에 노조를 심으려는 민노총과 한국노총의 집요한 책략과 노림수가 주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노조삼성이 깨지고, 여러개 노조가 설립된 데 이어 가장 강성노조인 전삼노가 파업카드로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전삼노는 비교적 온건한 한국노총에 소속돼 있다. 그러나 최근 전삼노 집회에는 민노총산하 금속노조 간부들이 참석하는 등 상급단체를 민노총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민노총으로 말을 갈아탈 경우 삼성전자 노조를 접수하려는 민노총과 금속노조의 오랫꿈이 실현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현대자동차그룹처럼 매년 노사협상때마다 파업과 라인가동 중단이라는 홍역을 벌여야 하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중단돼야 한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회사를 고려해야 한다. 삼성의 반도체사업은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글로벌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이전엔 상상도 못할 적자에 신음했다. 적자가 워낙 커서 법인세를 올해 한푼도 내지 않았다. 호황때는 최대 10조원대의 법인세를 냈던 삼성전자가 법인세 0원을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 역사에서 전례없는 수치와 부끄러움이요, 국가세수에도 심각한 차질을 빚게 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이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경영위기가 심각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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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관계자들이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천문학적 적자로 지난해 법인세 0원, 전례없는 흑역사
삼성전자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가? 위기를 넘어 회사존망의 기로에 서있다. 다른 반도체회사의 이건희 전회장시절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글로벌반도체 1위 메이커의 위상을 확고히 다진 바 있다.
지금은 어떤가? 인공지능용 반도체로 각광받는 HBM(고대역폭메모리)분야에선 후발주자였던 SK하이닉스에마저 밀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도 수율 문제 등으로 엔비디아를 뚫지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시장에서도 1등기업 대만 TSMC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TSMC는 이제 ‘넘사벽’(넘볼 수 없는 거대한 벽)이 되고 있다. TSMC는 60~70%, 삼선전자는 10%대로 50%포인트가량 커졌다.
이재용회장이 ‘타도 TSMC’를 외치며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스마트폰시장에서도 1위자리를 미국의 애플에 내주고 1위로 밀려났다. 올들어 인공지능 갤럭시폰에 힘입어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과거 경쟁상대가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기업, 초일류기업으로 승승장구했다. 삼성전자의 엄청난 경쟁력은 대한민국경쟁력의 상징이 됐다.
삼성전자의 초격차이미지는 상당부분 퇴색했다. 만년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에게도 고부가가치반도체인 HBM분야에서 심각하게 뒤지고 있는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등삼성의 이미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그룹수장인 이재용회장은 지난 문재인정권 내내 가혹한 수사와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리더십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은 것이 삼성위기의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수조원대의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상황에서 재판에 신경써야 하는 이회장을 대신했던 전문경영인들이 단기수익경영에 치중한 것도 초일류삼성을 흔들리게 했다. 이병철 창업회장, 이건희 선대회장이래 삼성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과 10년, 30년, 50년을 내다보는 장기경영으로 ‘변방의 삼성’에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HBM사업, SK하이닉스에 밀려 초격차 삼성무색
지금의 삼성은 이회장의 사법리스크 악재로 강력한 오너리더십과 적자를 무릅쓴 중장기경영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그룹안팎의 중론이다. 삼성의 강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HBM사업에 투자하지 않은 전문경영인들의 판단미스는 삼성 반도체사업에 흑역사로 남을 것이다. 이회장은 최근 반도체부문 최고경영자를 경질하는 등 분위기쇄신과 개혁에 나서고 있어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실지회복과 1위 탈환을 조기에 이룰 수 있을지 여부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풍랑속에서 살아남기위해 분투하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고투와 분투를 감안해 전삼노는 파업카드를 철회해야 한다. 회사를 둘러싼 심각한 대내외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회사측이 지난해 대규모 반도체사업 적자속에서도 5.1%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한 것은 최선을 다해 노조원들을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은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회사를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풍랑속에서 표류하고 있는 삼성전자호를 안전한 포구로 항해하기위해 노사 모두가 손을 잡아야 한다. 전삼노는 민노총 등 강성노조의 포로가 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 툭하면 파업을 벌여 라인을 멈춰 세우곤 했던 현대차노조의 파업만능주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파업은 백해무익하다.
파운드리, 대만 TSMC와 격차 갈수록 벌어져
경쟁사인 대만 TSMC는 과거 삼성처럼 무노조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라인이 파업으로 멈춰선다면 이를 재가동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등 심각한 경영상의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미국의 애플 등 초일류IT기업들에도 노조가 없다. 반도체처럼 국가전략사업장에서 파업으로 라인이 멈춰서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한국은 반도체로 먹고 사는 나라다.
노조는 반도체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을 감안해서 성숙하게 행동하기 바란다. 파업으로 라인을 멈춰세울 경우 그 후과와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화물연대가 지난 수년간 운임료 인상을 요구하며 물류를 세우 나라를 멈추게 하자는 선동적인 문구로 국가물류망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삼성전자노조의 파업으로 반도체라인의 가동이 중단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강성투쟁 지속땐 미국 등 해외투자 확산될 것
전삼노가 끝내 파업을 벌인다면 삼성전자도 국내 반도체투자확대 여부를 고민할 것이다. 대신 강성노조가 없는 미국 등 경쟁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10여년이상 국내투자를 기피하고 대신 미국 유럽 동남아 중남미등으로 투자를 돌렸던 것처럼 삼성전자도 현대차의 ‘국내투자기피, 해외투자확대’ 전략을 따라할 가능성도 높다. 현대차그룹은 최근에야 배터리차량 생산등을 위한 국내투자를 재개했지만, 해외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삼성의 반도체투자확대에 대해 두손들고 환영하고 있다. 법인세 면제 및 감면, 부지제공, 천문학적인 보조금 지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며 투자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노조는 반도체사업이 다시금 반석에 오른 후에 정당한 대우를 요구해도 늦지 않다. 비상경영을 맞고 있는 지금 상황에선 노조도 강성투쟁을 자제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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