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올 들어 철강재 수입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서는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입 증가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수출을 놓고도 중국, 일본과의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여서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출에서도 타격을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
|
|
|
▲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재가 옮겨지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
3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수입 철강재는 542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558만6000톤 대비 15만9000톤(2.8%) 감소했다. 그러나 2년 전 482만 톤과 비교하면 60만7000톤(12.6%) 증가해 여전히 많은 물량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전체 수입은 줄었지만 중국에서 들어오는 철강재는 늘어났다. 올해 4월까지 들어온 중국산 철강재는 319만3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5만3000톤보다 4만 톤(1.3%) 증가했다.
국내 철강 시황 악화로 인해 전체적인 철강재 수입은 줄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는 저가 공세를 펼치며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산 철강재 수입 증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4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일본산 철강재는 169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 203만4000톤 대비 34만3000톤(16.9%)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28일에는 원·엔환율이 866.09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엔저로 인해 일본산 철강재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 철강업체들이 아직은 저가 판매에 나서지 않으면서 올해는 수입이 줄었지만 자국 내 판매가 부진할 경우 언제든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엔저 현상으로 인해 저가에도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국내 철강업체들은 일본산 철강재 유입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출에서도 중국과 일본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공급 과잉을 수출을 통해 해결해 왔다. 특히 중국 내 철강 수요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어 국내 철강업체들과의 판매 경쟁은 불가피하다.
일본과의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해외에 판매할 때 일본과의 꾸준히 경쟁해왔지만 이전까지 국내 철강업체들은 가격 경쟁에서는 일본에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철강업체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다. 중국산 철강재와 달리 품질적인 면에서도 일본산 철강재가 밀리지 않는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이 분주하다. 국내에서는 수입을 막기 위해 열연강판, 후판 등 반덤핑 제소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품질 개선 및 특화 제품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과는 가격 경쟁, 일본과는 품질 경쟁이 치열했는데 엔저로 일본과도 가격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철강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