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 신저가 기록 종목만 360개…상장사 8곳 중 1곳은 신저가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52주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의 호조세 속 국내 증시만 철저히 소외됐다. ‘셀 인 메이(Sell in May·5월엔 팔아라)’는 주식시장의 속설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52주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는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의 호조세 속 국내 증시만 철저히 소외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360개로 집계됐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99개, 코스닥 261개 등이다. 

코스피 상장 종목이 953개, 코스닥이 1732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총 상장 종목은 13.4%에 달하는 수준이다. 즉 상장사 8곳 가운데 1곳이 신저가를 기록한 셈이다. 

52주 신저가 비율은 코스닥(15%) 코스피(10.3%)보다 높았다. 특히 한동안 상승세를 주도했던 이차전지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차전지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속 실적 악화를 겪으며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이차전지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달 30일 장중 32만6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공모가인 30만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같은 날 LG화학도 35만원으로 신저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들 두 회사는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1·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지난달 31일 각각 18만1500원, 8만84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2.06%, 코스닥 지수는 3.33% 각각 하락하며 두 달째 내림세를 이어 갔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는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꼽힌다. 올해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7개월여 만에 ‘셀 코리아’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한 달 동아 코스피에서만 1조1674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외국인들이 매도 우위를 보인 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달러 강세 등을 외국인 이탈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면서 “대만·일본·미국·독일 등 주요국 증시가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고, 중국·홍콩 증시도 플러스 수익률인 상황에서 철저히 소외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부터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경기침체, 혹은 추가 금리인상 중 어느 한 가지 가능성을 크게 인식하며 불안해하고 있다기보다는, 1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며 주가가 상승한 데 대한 조정 빌미를 찾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주식 시장의 조정 폭이 크게 확대되기 보다는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한 이후 닷 상승을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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