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D-KB, 협업모델 제시…더존 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 획득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한 기준 및 평가요소 등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인허가를 앞둔 후보군들이 각자의 경쟁력을 표출하며 '소상공인 특화은행'이 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CD뱅크'로 출사표를 던진 한국신용데이터(KCD)는 KB금융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소상공인들의 경영에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존비즈온(더존뱅크)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기업신용등급제공업(CB) 본허가를 획득하며 소상공인 특화 금융을 예고하고 있다.

   
▲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한 기준 및 평가요소 등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인허가를 앞둔 후보군들이 각자의 경쟁력을 표출하며 '소상공인 특화은행'이 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터넷은행 설립 출사표를 던진 KCD는 최근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한국평가정보, 하이퍼리서치 등과 함께 국내 최초의 소상공인 데이터레이크(data lake)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데이터레이크는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축적·관리하는 중앙집중형 저장소를 뜻한다. KCD는 데이터레이크를 구축해 여러 회사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더욱 높은 수준의 소상공인 경기 진단, 분석 및 정책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KCD는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의 매출 및 비용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예금 및 대출 통계를, KB국민카드는 다양한 형태의 소비 데이터 및 가맹점 데이터를 각각 제공한다.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인 한국평가정보는 사업장 신용정보를, 하이퍼리서치는 상권 정보를 각각 제공할 방침이다. 

각 분야 선두권 기업이 가진 소상공인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최초 소상공인 데이터레이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4일 '더존뱅크'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은 금융위로부터 CB업 본허가를 획득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더존비즈온은 기업정보조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데 이어, 계열사인 테크핀레이팅스가 지난달 29일 금융위로부터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금융에 특화된 국내 1호 기업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로, 신한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의 자본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에 더존뱅크는 정확한 신용평가등급 데이터가 없어 담보·보증에 의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정확한 신용평가를 실시해 혁신금융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초기 자본금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 계획도 마련돼 있으며, 이를 고려 시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 컨소시엄 확정 공개, 최종 선정에 이를 때까지 기대감은 모멘텀으로 반영될 전망"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현재 제4인터넷은행 후보군에는 KCD뱅크·더존뱅크·소소뱅크·유뱅크 등 총 4곳의 컨소시엄이 참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금융권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KCD는 지난 3월 IBK기업은행과 DGB대구은행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받음과 동시에, 우리은행으로부터 지난달 14일 투자의향서를 받았다. KCD는 창업 직후인 2016년 우리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었던 '위비핀테크랩'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케이뱅크의 지분을 12.58%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도 인터넷은행에 지분을 투자해 눈길을 끈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에는 신한은행의 참여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는 신한은행과 더존이 그동안 협업사업을 많이 해온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조인트 벤처를 만들면서 지분을 일부 취득한 바 있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자본금 조달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대해상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현대해상은 핀테크 기업인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등과 초기 주주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는 금융연구원 주관으로 오는 13일 세미나를 열고,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대한 성과를 평가할 예정이다. 

성과 평가를 토대로 금융위는 새 인가 기준안을 내놓을 예정인데, 자본금이나 자금 조달방안 적정성, 사업계획의 혁신성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고금리 여파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상환여력이 문제로 부상한 만큼, 건전성 확보 방안도 인가의 주요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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