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수요 성장이 정체돼있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을 통해 외형을 더 키우기 위해서다. 올해 들어 동국제강그룹이 유럽에 지사를 설립했는데 향후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해외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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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씨엠 멕시코 께레따로 코일센터 전경./사진=동국제강그룹 제공 |
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누적 조강생산량은 2122만 톤으로 전년 동기 2234만8000톤 대비 112만8000톤(5%) 감소했다. 국내 철강 수요 부진과 수입산 철강재 유입이 늘어나면서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체들은 국내에서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서 판매 확대가 어렵다고 보고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먼저 동국제강그룹에서 냉연철강사업회사 동국씨엠은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지사를 설립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멕시코에 코일센터를 준공하고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는데 올해는 유럽에 지사를 설립하고 영역을 확대했다.
동국씨엠은 건설 자재용 컬러강판 수출 40%를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현지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수요까지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씨엠은 고급 건축 수요가 높은 유럽 선진국을 대상으로 디지털프린팅·라미나 등 고수익 프리미엄 제품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도 해외에서 철강 생산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의 현재 해외 조강생산능력은 500만 톤 수준인데 2030년까지 1000만 톤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투자는 성장이 유망한 인도와 인도네시아와 고수익이 기대되는 북미 위주로 진행된다.
인도에서는 환경 상공정 착공을 통해 저탄소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자동차강판을 통해 동남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투자와 관련해 “기본 투자는 이미 마친 상황에서 신규 수요 대응 차원에서 현지 파트너사와 꾸준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준공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맞춰 현대제철도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곳에서는 주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장으로 납품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현지 판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철강업계가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글로벌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글로벌 철강 시장은 반덤핑 관세,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무분별한 수입산 철강재를 막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도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만큼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 것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국씨엠은 현재 해외 거점을 5개국 6개를 확보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7개국 8개 거점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또 포스코와 현대제철 외 중소형 철강업체들도 해외에 생산공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판매 확대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수출을 늘려야 하는데 이마저도 무역장벽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국 해외에서 생산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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