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미적용 디딤돌·버팀목 등 실수요 대출 주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 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는데, 주로 서민층이 이용하는 정책모기지 상품 '디딤돌대출'과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이 신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시기에 금융당국이 초저금리를 자랑하는 두 상품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다보니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대출러시에 나선 모습이다.

   
▲ 5월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 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는데, 주로 서민층이 이용하는 정책모기지 상품 '디딤돌대출'과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이 신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5조 4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감흐름은 1월 9000억원, 2월 -1조 9000억원, 3월 -4조 9000억원 등 급격한 감소흐름을 보였지만, 4월부터 4조 1000억 증가로 급반등했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증가폭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는 당국도 예의를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주담대 활황에 따른 가계대출 폭증이 더욱 두드러진다. 우선 5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원 증가해 전달 5조 1000억원 증가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는 주택매매·전세거래량 회복, 은행재원 디딤돌·버팀목 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폭이 4조 5000억원에서 5조 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된 덕분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5월 주담대는 은행자체 재원으로 공급한 주담대 3조 6000억원, 디딤돌·버팀목 3조 8000억원, 보금자리론 등 -1조 7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4월에는 은행자체 재원 주담대 3조 6000억원, 디딤돌·버팀목 2조 8000억원, 보금자리론 -1조 9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여건 및 자산이 부족한 실수요 서민층들을 중심으로 디딤돌대출과 버팀목전세자금대출에 몰린 것이다. 이는 고금리 여파로 주택가격 거품이 크게 꺼진 데다, 두 상품이 스트레스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까닭이다. 금리도 일반 주담대에 견주면 '초저금리'나 다름 없다. 실수요자들로선 상품을 이용하기 최적의 시기인 셈이다.

   
▲ 대출항목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자료=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제공


디딤돌대출 금리는 연 2.45~3.55%로, 우대금리 적용시 최저 연 1.50%부터 이용할 수 있다. 부부합산 연소득(생애최초, 2자녀이상 가구 연소득 7000만원, 신혼가구 연소득 8500만원 이하) 6000만원 이하의 가구라면 이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일반 2억 5000만원(생애최초 3억원), 신혼가구 및 2자녀 이상 가구 4억원 이내까지 담보인정비율(LTV) 70%(생애최초 80%, DTI 60%) 이내에서 받을 수 있다. 

버팀목대출 금리는 부부합산 연소득(5000만원 이하)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연 2.1~2.9% 수준으로, 우대금리 적용시 최저 연 1.00%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수도권 1억 2000만원, 이 외 지역 8000만원 내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일반가구는 전세금의 70% 이내, 신혼가구, 2자녀 이상 가구는 전세금의 80% 이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금자리론도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표 정책모기지 상품으로 꼽히지만 최근 은행권이 공급하는 주기형 주담대 및 인터넷은행 주담대보다 대출금리가 높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수요가 줄어든 모습이다. 보금자리론 대출금리는 6월에도 연 3.05~4.35%를 기록 중이다. 

그 외 기타대출은 가정의 달 자금수요 등으로 전월에 이어 3000억원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전월 6000억원보다 줄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7000억원 감소했는데, 상호금융이 1조 6000억원 감소로 감소세를 이어간 반면, 여전사 7000억원, 저축은행 1000억원, 보험 1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당국 관계자는 "향후 금리, 주택시장 등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증가폭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주택시장 동향 및 가계대출 증가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관계부처, 민간 금융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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