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나란히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던 중 '해상운임 상승'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해상운임 상승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업계는 긴장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12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 1분기 3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2616억 원) 대비 113.6% 상승한 5858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3사의 매출액 합계는 전년 대비(3조7425억 원) 2.9% 증가한 3조8499억 원으로 나타났다.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등 단가가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가 늘어나고, 합성고무·카본블랙 등 원자재 가격 및 해상운임비 하향안정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타이어 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통상 비수기로 분류하는 1분기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2분기 본격적인 신차 출시와 맞물려 1분기 대비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글로벌 해상운송 운임 지수가 2주 연속 3000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어 타이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는 내수보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타이어 제품의 경우 해상 운임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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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타이어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사진=한국타이어 제공 |
올해 1~4월 국내 타이어 제조사는 총 2241만1000개의 타이어를 수출했다. 작년 같은 기간(2088만 개) 대비 7.3% 증가했고, 2019년 수출량 2471만6000개의 90.7%에 해당한다. 올해 1∼4월 유럽으로의 타이어 수출액은 5억327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했다.
해상 운임 상승은 특히 수출기업에 악재다. 타이어 업계에서 운임비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운임비는 4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지만, 금호타이어의 운임비는 7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고, 넥센타이어도 6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40.1포인트 상승한 3184.87을 기록했다. 2022년 8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해상운임 상승이 본격화한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홍해 사태에 따른 선복 수 부족과 최근 미국 관세 폭탄을 앞두고 중국발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상운임 상승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가 다가오고,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타이어 업계의 실적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해상운임 상승이라는 악재가 닥쳤다"며 "해상운임 상승은 실적과 직결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황이 길어지면 실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등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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