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배달 3사에 "상생 방안 모색" 요청…출혈경쟁 심화되며 부담 전가 우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고물가 상황과 배달 앱 수수료 부담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이 늘면서 정부가 배달업계에 상생 방안을 요청했다. 하지만 배달업계 출혈경쟁이 심화되면서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라는 또다른 골머리를 앓고 있어 점주와 배달업체 간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농식품부와 배달 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서울 양재동에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관계자와 만나 배달 플랫폼과 입점 소상공인 간 상생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규 요금제 상품 등으로 음식 배달 앱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외식업계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처음으로 배달앱 3사를 소집해 상생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일부 업주들이 배달의민족의 '배민1플러스'와 쿠팡이츠의 '스마트 요금제' 등의 부담을 토로하면서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무료 배달' 가게가 되려면 '배민1플러스'에 가입해야 한다. 기존 '울트라콜' 상품은 정액제나 새로 나온 '배민1플러스'는 매출이 증가할수록 배민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다. 여기에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요금(2500∼3300원)이나 결제 수수료(1.5∼3%)는 별도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매장은 9.8% 수수료(부가세 별도)의 '스마트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며 업주 부담 배달요금은 2900원, 결제 수수료는 3% 붙는다.

이는 지난달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외식업계·소상공인 간담회의 후속 조치다. 송 장관은 배달 앱 수수료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건의에 "배달 앱 문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배달 3사에 외식업주들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상생 방안 마련을 요청했으며 배달 업체들은 이에 적극적인 협조 의지를 밝혔다.

무료배달 등 각종 마케팅과 혜택이 배달업계에서 경쟁적으로 쏟아지면서 잠시 주춤하던 배달 앱 이용자 수는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체 간 출혈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총 344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이중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가 55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0.6% 증가하며 가파르게 증가하며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1위 배달의민족과 선두 경쟁도 격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업체 간 '이용자 모시기'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수익성 악화가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는 무료 배달 경쟁 등으로 수익 구조가 악화 되면서 '구독제 배달 서비스'를 내놓고 충성 고객을 선점하는데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구독제 서비스 '배민클럽' 운영을 시작하면서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 요기요의 '요기패스X' 등 서비스와 맞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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