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했다. 부동산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가계대출 증가 폭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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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3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5조37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703조2308억원) 보다 2조1451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달 가계대출 폭은 4월(4조4346억원), 5월(5조2278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48조2706억원으로 보름 새 1조9646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3조2757억원으로 2833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주된 요인은 주택 매매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2만6934호에서 1월 3만2111호, 2월 3만3333호, 3월 4만233호, 4월 4만4119호로 꾸준히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올 4월 들어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전환되고 하반기 통화정책 기조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등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2일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올해 가계대출은 작년 말 대비 3조6000억원(0.2%) 늘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 통화정책 기조전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정책모기지 요건 완화, 부동산 거래 회복과 세제개편 논의가 맞물려 하반기에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권 사무처장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인 만큼 가계부채를 일괄되게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금융권 스스로도 차주의 상환능력을 감안한 대출이 일선 현장에서 취급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달부터 스트레스 DSR 규제가 확대 적용되면서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폭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 주담대에만 적용돼 온 스트레스 DSR을 내달부터 은행 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로 확대하는 한편 ‘스트레스(가산) 금리’ 적용 비율을 25%에서 50%로 확대한다.
DSR은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은 DSR 40%, 2금융권은 5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대출을 내주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인 인상 폭까지 더한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 것이다.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되면 대출 한도는 기존 방식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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